요즈음 충남 교육계는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라 표현하더라도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다른 사회상이 틀어진 것을 고려하면 그 경중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겠지만. 입시철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무엇 하나 분명하고 뚜렷한 지침이 없다. 도대체 교육계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다.

지난 해 초로 되돌아가 보자. 뜬금없이 충남교육청에서는 고교입학 전형방법으로 입시를 보겠다는 발표를 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이러한 발표에 교육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내신제에 의한 자기 관리를 강조했었는데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얘들아,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하기만 하면’, ‘내신성적 관리를 잘하기만 하면’ 좋은 고등학교 갈 수 있다고 내내 강조했는데, 순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예고기간도 없이 2학년 학생들에게 바로 적용하겠다는 발상에 대해서는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가까스로 학교 교육이 제자리를 잡기 시작했는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그러나 충남 전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뜻있는 분들의 노력으로 1년간 연기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 당시 당진에서도 공감하는 많은 분들이 동참해 한겨울의 차디찬 바닥에서 농성하던 모습이 아직도 역력하다. 그런데 재논의 끝에 나온 현재의 고입전형 방법은 아직도 눈, 코, 입도 아니라 눈만 생긴 정도에 불과하다. 현장에서의 혼란을 교육행정 당사자들은 알기나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12월19일에 고입 전형에 따른 입시가 실시된다는 사실 이외에 뚜렷한 지침이 아직까지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에서조차도 법과 원칙에 의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여타의 분야는 어떠하겠는가! 교육계 내부에서 왜 이러한 혼란이 발생하는가에 대해 알만한 분들은 다 알지만서도.

‘선생님, 교육감인지 누군지는 모르지만 왜 감옥에 가는 거예요?’ 라는 질문에 나는 순간 나 자신이 마치 죄를 지은 듯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러한 참담한 상황에 처해야만 하는가? 무엇이 교육계를, 교사를 이 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는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전국 중·고교 교사 1천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등학교 교사의 생활과 문화’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교직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었으나 ‘교직생활을 하면 할수록 교사가 무력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응답이 무려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충남 교사들의 의식은 과연 어떠할지가 사뭇 궁금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가 그렇더라도, 어른들은 아무리 그래도 너희들만큼은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고 어떻게 가르치고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참으로 암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간절히 기도해 본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설 수 있게 해달라고. 여전히 학교 교육에 대해 기대하고 의존하는 학부모들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게 해달라고.

‘아마도 내일 아침이면 고교입시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내려오겠지’ 하는 기대를 해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