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유난히 흙을 사랑하는 소년이 있었다. 이 소년은 ‘상록수’를 읽고 감명을 받아 농촌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열정을 키운다. 그 열정은 학창시절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4H구락부(학생모임)’에 참여하면서 실천으로 옮겨진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석범(63, 순성면 봉소리 출신) 회장.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 순성면의 젖줄 남원천의 모래밭을 일구어 참깨를 심고 묘목을 길러내 활량골 민둥산을 가꾸는 등 크고 작은 일들을 했다. 지금도 온몸 부딪히며 그 일에 앞장섰던 시간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또한 그는 군연합회의 초창기 학생회장을 맡는 등 4H구락부를 도내는 물론 전국경진대회에서까지 입상하는 우수모임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그는 이상과 현실의 틈에서 번민하게 되면서 “더 큰 꿈을 위해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상경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지금껏 고향을 위해 변변히 도와준 것이 없어 부끄럽고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고향을 굳건히 지켜내고 있는 믿음직스러운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회장은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66년 국방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병무청에서 20여년을 근속하다 전문행정가로서 탁월한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청와대 비서실로 발탁, 관리직급으로는 드물게 10여년간에 걸쳐 3명의 대통령(노태우-김영삼-김대중)을 보필했다. 이어 그는 1999년 5월 청와대 비서실 총무과장으로 퇴직한 후 정부투자기관인 한국종합화학공업(주) 상무이사로 자리를 옮겨 2년의 임기를 마쳤다.

33년간의 공직생활을 명예롭게 퇴직한 이 회장은 1998년 ‘녹조근정훈장’을 비롯한 대통령표창, 대통령비서실장 표창, 국무총리상, 국방부장관상 등 수많은 표창을 받았다.

또한 그는 청와대 재직시 당진에서 청와대에 제출하는 민원처리와 청와대 관람을 희망하는 지역주민을 수십회에 걸쳐 초청, 직접 안내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꾸준히 지속시켜왔다.

현재 그는 청와대에 있을 때 알고 지내던 동료와 함께 전문산업업체에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편 올해 재경순성면민회 회장직을 맡게 된 이 회장은 “전부터 회장직을 수행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 공직에 있으면서 어떤 단체의 회장을 맡는다는 것이 부담스러워 사양했었다”며 “앞으로 재경순성면민회를 선배를 존경할 줄 알고 후배를 아끼고 돌봐주는 모임, 그리고 고향을 생각하는 모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재 당진에는 양지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둘째형 이석기(74)씨가 있다. 7남매 중 여섯째인 이 회장은 1968년에 결혼해 부인 신수은(예산 출신) 여사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