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연

당진군의회 부의장

한보철강의 잔금납부가 또 연기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1993년 10월 당진 제철소 1단계(A지구)공장 건설 착공이 시작된 이래 당진은 많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한보철강은 6천년동안 인류 문명을 꽃피웠던 철기문화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세서와 높은 생산성을 갖춘 살아움직이는 차세대 제철소였다. 그러나 1997년 1월 부도와 함께 당진군민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한보철강의 부도 이후 당진의 경제는 커다란 후유증을 겪었다.

협력업체들과 인근의 상가들이 돈을 떼이고 3천여 명에 달하던 근로자는 몇백 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당진군 역시 지방세 450억원을 걷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등 한보철강의 부도는 서해안시대의 중심으로 성장을 거듭하던 당진군을 침체의 길로 접어들게 했다.

한보철강이 지난 1997년 1월 부도 이후 6년여 만에 마침내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분명 한보철강의 회생은 당진경제의 살 길이라 할 수있다.

이 때문에 한보철강의 본계약 체결소식에 당진군민들은 침체됐던 지역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기대에 부풀었다.

당진의 경제를 좌우할 요건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지금 불황기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요인 중에는 한보철강의 부도가 몰고 온 여파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부도 이후 투자와 소비의욕이 감소함으로써 당진경제는 더욱더 침체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미 높아져버린 땅값과 함께 희망을 품고 이주해 온 타 지역의 주민들이 빠져나간 텅 빈 상가들이 당진의 모습을 대변해주고 있다.

하지만 당진은 다른 한편으로 꾸준한 개발 붐을 일으키고 있다. 고층아파트의 건설과 시에 버금가는 당진 터미널, 당진다목적체육관의 개관은 비약하는 당진의 일면이기도 하다.

머잖아 다가올 당진시를 대비한 몸짓이다. 그러나 이런 발전은 당진 경제가 제자리에 설 때만 제대로 구실을 할 수 있다. 당진의 모든 경제를 한보철강에 두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당진에서 한보철강의 역할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당진군이 당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한보철강이 살아야 한다. 한보철강의 용광로가 활활 타올라야 당진의 경제도 되살아날 수 있다.

당진군과 한보철강은 이미 한 배를 타고 있다. 누가 사공이건 손님이건 아무 관계가 없다. 배가 제대로 항구에 정착해야 사공이나 손님이 모두 안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방법원은 19일 한보철강 인수자인 AK캐피탈의 요청을 수용, 매각대금 완납일을 오는 11월 18일로 3개월 연기했다.

11월 18일 잔금이 완납돼 미래지향의 사고로 신 철기시대를 열어가는 한보철강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고 당진이 철강의 메카로 태어나 지역경제의 활성화는 물론 국가경제발전에 이바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