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다가는 정치인들로 교도소가 모자라는 것이 아닌가 걱정입니다.”
얼마 전 아침 출근길 승용차 안에서 들은 라디오 뉴스 앵커의 첫 멘트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죽자 사자 식으로 싸움판을 벌이는 정치권...”이란 말로 뉴스를 시작했습니다.
국회의원으로 정치 지도자로 추앙을 받다가 뇌물받은 죄로 감옥으로 가는 사람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큰 일을 하다가 돈 때문에 몰락의 나락으로 빠진 IOC 부위원장,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장님, 아까운 돈 뺏기고 노심초사하는 기업인들, 자기 허물은 덮어둔 채 타인의 몰락에 환호하는 철면피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저 여인을 돌로 치라”고 하신 예수의 가르침을 외면한 채 어깨 힘이 잔뜩 들어간 듯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맹자께서 지적하신 ‘오십보 백보’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도 적에게 쫓겨 50보를 달아나고서는 100보 달아난 이웃을 보고 비겁하다고 비웃으며 사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됩니다.
요즘 뉴스를 접하면서 “내 탓이로소이다”는 덮어두고 “네 탓 때문입니다”만을 고집하는 사람들로 우리 사회가 짜여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정치권이나 지도자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신용카드를 마구 쓰다가 신용불량이 된 사람들도, 장사를 하다가 손해를 본 사람들도, 주식 투자하다 낭패를 본 사람들도, 길가다 넘어져서 코가 깨진 사람도 나를 되돌아보기보다는 먼저 세상을 원망하고 나라를 욕하고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려고 애쓰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요인을 제공한 국가, 사회적인 제도의 문제들을 덮어두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하긴 지도자들이 그 모양이니 보통 사람들의 허물이야 나무랄 계제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총선을 앞두고 서로 헐뜯고 비난하고 모략하는 일들이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누구 뒤를 조사한다더라, 누가 말을 갈아탄다더라 하는 등 들어서 즐겁지 않은 이런 저런 소문과 유언비어도 끊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의에 빠진 젊은이들, 장사가 안돼 한숨만 쉬고 있는 상인들, 강도와 살인 등 답답하고 우리를 슬프게 하는 뉴스들이 감각마저 무디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김수환 추기경께서 “우리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걱정이 된다”고 말씀하셨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왜 이 지경이 되었다고 생각됩니까? 남의 눈의 티는 전자현미경으로 찾아 내려하고 내 눈의 들보는 마취 주사로라도 감추려는 사람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두가 네 탓이고 내 마음에 안 들면 누구나 원수로 생각하고 몰아 부치는 풍조로는 나라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게 마련입니다. 남의 단점이나 허물은 이해하고 용서하려 노력하며 나의 잘못은 엄격히 다스리는 그런 사람들이 하나라도 더 늘어나야 희망의 싹이라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치고 받는 싸움으로 날이 새고 해가 지는 오늘의 세태를 만드는데 나도 한몫을 해왔음을 반성합니다. 정치인이나 지도자들의 탓만은 아닙니다.
나부터 되돌아 봐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허물을 부풀리고 그의 잘못과 실수를 재미있어 한 나부터 되돌아 봐야 합니다.
내 탓이 더 큽니다. 모두가 내 탓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