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신청단체는 전액삭감, 행정동우회는 지원 ‘제식구 챙기기’
올부터 이른바 관변단체에 대한 정액지원이 폐지됨에 따라 사업실적이 떨어지고 자체 회비조달 능력이 없는 단체의 자연적인 도태가 예상됐으나 실제 확정된 보조금 지원 사업과 규모는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사회단체 보조금 심의위원회(위원장 이병무, 이하 심의위원회)는 ‘2004년도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신청’에 대한 심의를 열어 지원사업 및 규모를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심의위원회’는 해당 실과와 기획감사실의 1,2차 조정을 거쳐 상정된 77개 단체의 83개 사업, 9억832만원을 놓고 장시간의 토론을 거친 끝에 올해 사회단체 보조금에 책정된 예산인 4억4천755만원에 근접한 4억4천720만원으로 지원금액을 최종 확정했다.
그러나 심의과정에서 지난해까지 보조금을 지원받던 기존 단체의 경우 대부분 일부 삭감되는 선에서 그대로 예산이 책정됐으나 처음 신청하는 단체의 경우 대부분 전액 삭감돼 정액지원 폐지의 취지를 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정액으로 지원을 받던 대표적인 단체인 바르게살기단체와 자유총연맹, 대한노인회, 문화원 등은 일부 삭감되는 선에서 예산이 그대로 책정됐으나 올해 처음 보조금을 신청한 당진시우회와 당진이장협의회, 당진참여연대 등은 전액 삭감됐다.
이 중 정액지원 단체로 각각 1천만원씩 책정된 상이군경회와 전몰군경미망인회, 무공수훈자회 등은 3단체 모두 국토청결운동 위안행사 등으로 사업내용을 제출해 중복사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이자 중복사업으로 꼽히고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당진군협의회와 민족통일 당진군협의회의 활동에 1천5백만원과 3백만원이 각각 책정됐다.
특히 올해 새로 신청한 단체는 대부분 전액 삭감하면서 퇴직 공무원들의 친목단체인 지방행정동우회에만은 3백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제식구 챙기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행정동우회에 대한 예산지원은 지난 2002년 10월 연합뉴스 등 전국일간지를 통해 ‘퇴직 후에도 혈세 빼먹는 공무원 단체들’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된 바 있다.
이외에도 사회단체라고 볼 수 없는 6개 초·중학교 등 공공기관에도 2백만원씩이 책정됐다.
심의에 참석했던 한 위원은 “해당 실과와 기획감사실의 1, 2차 조정과정에서 기존 지원단체의 경우 거의 그대로 통과된 반면 올해 처음 신청한 단체의 사업비는 대부분 전액 삭감됐다”며 “심의과정에서 몇몇 단체의 과잉책정된 예산은 일부 삭감했으나 위원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려 큰 폭의 손질은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에서 신청예산의 상당액이 삭감된 한 단체의 대표는 “사업실적도 없이 예산을 지원받는 단체와 달리 우리단체는 회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고 사업실적도 우수함에도 예산이 삭감됐다”며 “삭감기준이 무엇인가”라고 분개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보조금을 신청했다 전액 삭감된 한 단체의 실무자는 “기존단체 위주로 보조금을 지원한다면 형식적으로만 정액지원을 폐지한 것이지 내용적으로는 그대로 존속하는 것 아니냐”며 “전액 삭감하든, 일부 삭감하든 타당한 이유를 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 기획감사실의 예산담당 공무원은 “각계각층의 전문가 및 주민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치열한 토론 끝에 결정했다”며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겠지만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확정결과에 대해 상당수 단체들이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을 둘러싼 논란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