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중학교와 학습교류를 맺은 일본 이와덴현 이사와 교육위원회 소속 학생 25명과 인솔교사 그리고 관계자 2명이 학습교류를 위해 지난 20일 아시아나 항공 ‘센다이 인천’노선을 통해 입국, 당진을 찾았다. 지난해에 이어 2번째 학습교류를 하게 된 교환학습단은 나쯔다 중학교, 와까야나기 중학교, 오야마 중학교 등 3학교로 구성되었다. 20일 오후 4시 입국한 이들은 8박 9일 일정으로 당진에 머물며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을 이해하는 한편 당진중학교 아이들과도 우정을 나눌 계획이다.

‘모찌모찌’ 도자기 체험과 염전체험

본격적인 학습교류 일정이 시작되는 3일째인 22일, 교환학습단이 찾은 곳은 고대면 성산리에 위치한 양광용(37, 도예가)씨의 벌수도예터.

이들은 이곳에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번창했던 한국의 도예문화를 몸소 체험했다. 또한 찰흙으로 공작을 하듯 손으로 모양을 만드는 타래쌓기와 초보자는 보통 하지 않는 물레작업을 양씨의 도움으로 직접 체험하면서, 손끝에서 연출되는 흙의 신기함을 체험할 수 있었다.

와타나베 니나(14, 와까야나기 중학교)는 “처음 경험이지만 재미있었고 ‘모찌모찌(물렁물렁)’한 느낌이었다”며 흙이 인간에게 주는 신비감에 대해 감탄했다. 양씨는 “경험하는 모습이 한국 아이들과 별차이가 없다”면서 “이번 경험을 통해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도예문화를 이해하도록 설명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당진군 송산면 가곡리 일대 ‘염전체험장’이었다. 흔히 볼 수 없는 천일제염 과정을 보기 위해서였다. 비가 올 것 이라는 예보가 있어서 자칫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없을지도 몰랐다. 30년 동안 천일제염을 해온 원동준(71, 가곡리)씨는 “비가 오면 걸러진 소금물을 보관소로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소금을 보여줄 수 없다”면서 “비 예보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비가 오면 생성된 소금 알갱이가 빗물에 녹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고 방문단은 천일제염 과정을 볼 수 있었다. 바닷물을 가득 채운 고랑 사이를 지나 이제 막 생성된 소금 알갱이를 보면서 방문단은 신기해하며, 자연에 의해 만들어진 소금을 가져가고 싶어 했다. 이불에 오줌을 싸면 키를 쓰고 소금을 얻으러 가야하는 한국의 ‘풍습’을 설명하자 다카하시 미쿠(14, 오야마 중학교)는 미소를 지으며 “일본에서는 이불을 널거나 혼나는 게 전부”라며 서로 다른 풍습에 대해 흥미 있어 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체험을 비롯해 방문단은 당진중학교 학생들과 도미노 쌓기, 한복예절에 관한 체험, 민속놀이, 발표회 등을 함께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는 홈스테이

“검소하고 물을 아껴 쓴다.”

당진중학교 2학년 이지언 양이 느낀 일본학생들에 대한 생각이다. 이들은 이렇게 학교생활 뿐 아니라 일반가정에서 이루어지는 홈스테이를 통해 서로의 차이 그리고 닮은 점을 발견하며 이해의 시간을 나눴다.

슈베르트 교향곡 vs 젓가락 행진곡

홈스테이가 한창인 송산면 김지예(15, 당진중) 학생의 집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의 ‘한일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다름 아닌 피아노 실력대결이 시작된 것. 가수가 꿈인 아베 아사미(14, 나쯔타 중학교)는 한국의 친구들을 위해 피아노 앞에 섰다. 잠시 음정을 다듬고 있는 동안 한국의 아이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아사미의 연주가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지예양의 어머니 유인숙(42, 송산면 금암리)씨도 과연 어떤 연주가 펼쳐질지 궁금해 했다. 연주가 시작되자 거실 한 편의 피아노에서는 슈베르트 교향곡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제법 훌륭한 연주였고 연주 덕분에 타국에서의 어색함은 조금씩 사라져갔다.

연주에 대한 답례가 있을 시간.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인 김지예 양의 ‘답례연주’가 시작됐다. 곡목은 초보들이 주로 연주하는 ‘젓가락 행진곡’. 슈베르트 교향곡만큼 훌륭하지는 못했지만 답례연주를 듣고 있던 와타나베 리나(14, 와까야나기 중학교)와 사사키 카오루(14, 와까야나기 중학교) 그리고 시시도 아야(15, 나쯔타 중학교)의 눈빛에서 흐뭇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격려의 박수가 터질 무렵 이들은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옆에서 아이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유인숙 씨는 “처음엔 의사소통도 힘들고, 집 생활을 낯설어 하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다”면서 “지예가 적극적으로 일본아이들을 대해줘 어색함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홈스테이가 이루어지는 가정에는 일본문화의 특성과 일본인에 관한 정보가 담긴 사전 교육자료를 학교에서 미리 전달해 문화적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처음 ‘일본인 손님’을 맞이한 유인숙 씨는 “비록 나라는 다르지만 같은 나이여서 서로 통하는 게 많다”면서 “어울리느라 잠잘 시간도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잠 못 이룰 정도로 함께 어울렸던 우정들이 어른이 돼서도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예 양은 “어른이 되어서도 꼭 다시 만나고 싶다”면서 “이번 교환학습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교류학습을 준비한 당진중학교 이한복 교사는 “일본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우리의 문화와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특히 당진지역의 향토문화와 우리 사회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며 “이번 행사가 아이들에게 값진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항룡 기자 hrkim@dj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