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계획 모두 20년간의 장기계획, 별도 추진할 이유 없어 지역의 바람직한 미래상과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제시한다며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추진하고 있는 당진군 기본계획(안)이 지난해 11월 제출된 ‘다이내믹 당진비전21’과 사업의 목적이나 성격이 거의 유사해 중복사업으로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28일 당진군은 관련 실·과 직원 및 주민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업기술센터 농원관에서 ‘2020년 당진군 기본계획(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는 용역업체인 금오 엔지니어링과 에이플 엔지니어링 관계자의 계획안 설명에 이어 관계전문가의 토론과 방청석 의견 발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많은 관심을 갖고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당진군 기본계획(안)의 내용이 지난해 11월 제출된 ‘다이내믹 당진비전21’(군 종합발전계획)과 전체적인 성격이나 내용 등에서 거의 유사하자 실망감을 나타냈다. ‘맑고푸른 당진21’ 안효권 사무국장은 “다이내믹 당진비전21의 내용과 차이가 거의 없었다”며 “굳이 다른 내용으로 용역을 의뢰할 필요가 있었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진군 기본계획(안)은 계획수립의 목적을 “선계획-후개발 원칙에 의해 난개발 억제 및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성장 및 관리를 도모하는 장기적인 발전방향 재정립”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계획의 범위를 ‘당진군 행정구역 전체’로 잡고 있다. 이는 계획수립의 목적을 “장기적인 지역발전 비전과 구상 제시”, 계획의 범위를 ‘당진군 전역’으로 설정했던 ‘다이내믹 당진비전21’과 거의 유사하다. 이로 인해 ‘도시기본계획’의 군 단위 명칭인 ‘군 기본계획’을 당진, 송악, 신평 등 도시계획지역 등에 한정된 특성화 계획이나 전혀 다른 내용의 개발계획으로 알고 참석했던 일부 주민들은 공청회 도중 퇴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중복사업으로 인한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업의 목적과 범위가 거의 같다면 별도의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예산과 행정력을 한 사업에 집중해 좀더 효율적이고 풍부한 내용의 계획(안)을 수립했어야 옳았다는 의견이다. 당진참여연대의 김본겸 사무국장은 “사업의 목적이나 범위가 같다면 굳이 별도의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 아니라 한 사업으로 통합해 추진해야 한다”며 “결국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허비한 꼴이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진군은 비법정 군 자체 종합계획인 ‘다이내믹 당진비전21’의 수립을 위한 용역을 의뢰할 당시에는 법정계획인 ‘도시기본계획’의 수립을 의무화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 기본계획’ 담당부서인 도시건축과 담당자는 “군 종합계획인 ‘다이내믹 당진비전21’의 수립을 위한 용역을 의뢰할 당시에는 ‘도시기본계획’의 수립을 의무화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이내믹 당진비전21’의 담당부서인 기획감사실의 담당자도 비슷한 내용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이미 지난 2002년 7월9일 당진군은 ‘민선3기 출범에 따른 주요 업무구상 보고’에서 “군 건설종합계획이 도시기본계획으로 변경되면서 계획의 성격이 변경됐으며 ‘국토의 이용 및 도시계획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및 지침 미제정으로 도시기본계획도 연내 발주가 불가”하다며 “확보된 예산(1억원)으로 ‘당진군 장기발전전략’ 용역을 검토 중으로 방침 확정시 8월 중 용역발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2003년 1월부터 시행됐지만 공포는 이미 2002년 2월4일 이뤄졌다. 이 법률의 제17조(도시기본계획의 수립권자와 대상지역)는 “특별시장·광역시장·시장 또는 군수는 관할구역에 대하여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다이내믹 당진비전21’의 수립을 위한 용역을 의뢰할 당시에는 이미 도시기본계획의 수립을 의무화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공포된 상태였다. 물론 아직 시행에 들어간 상태는 아니었지만 이미 공포됐다면 도시기본계획의 충실한 수립과 예산 및 행정력의 절약을 위해 ‘다이내믹 당진비전21’의 추진을 취소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시행령의 미제정을 이유로 서둘러 추진했다고 해도 거의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고작 1년 정도 일찍 발간한 것에 불과하다.
더욱이 ‘당진군 기본계획’이나 ‘다이내믹 당진비전21’은 모두 향후 20년간의 장기계획이다. 따라서 도시기본계획의 수립이 예정돼 있음에도 굳이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들여 ‘다이내믹 당진비전21’을 추진한 이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당진군 기본계획’에 책정된 예산은 5억원, ‘다이내믹 당진비전21’에 책정된 예산은 1억원이다.
유종준 기자 jjyu@dj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