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발전기금 학부모 부담 가중
부족한 학교재정 메꾸기 학부모 몫으로 전가
학부모들 운영위원회 임원 기피현상마저
학교발전기금 조성이 학교운영위원회 임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진교육청(교육장 최종성)이 집계한 올해 1/4분기 학교발전기금 접수 현황에 따르면 초등학교 12개교, 중학교 4개교 등 관내 16개 학교에서 모두 5천2백29만4천원의 기금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학교발전기금 조성과정에서 학교운영위원회 임원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는 것.
당진군 관내 학교들의 경우 농촌지역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도시지역처럼 대다수 학부모들에게 반강제성의 기금모금을 하고 있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측과 자주 얼굴을 맞대야 하는 학교운영위원회 임원들의 경우 기금조성에 대해 나몰라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떤 사업에 자금이 얼마가 필요한데 교육청에서 얼마밖에 안내려와 어려움이 많다”며 기금조성을 은근히 종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이러한 상황에 처한 학부모들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
관내 ㅅ중학교의 운영위원인 이모씨는 “교육청에서 예산을 일부러 부족하게 내려보내는지 몰라도 학교측에서 부족한 재정의 확보를 학교운영위원회 임원들에게 암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인해 학교운영위원들은 ‘어쩔 수 없이’, 그리고 ‘자발적으로’ 성의를 보여야 하는 처지라는 것.
실제로 지난해 모 초등학교에서는 학교측이 학부모회 회의에서 책상이 낡아 학생들이 수업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바람에 운영위원장이 1백만원을 낸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학교운영위원들은 임원직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말썽이 되고 있는 학교발전기금은 지난 98년 8월 초·중등 교육법이 개정되면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IMF 사태 이후 크게 줄어든 학교운영비를 보충하고 음성적으로 모금되던 각종 기부금을 양성화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시행된 지 3년째 접어든 현재 당초의 시행취지는 사라진지 오래라는 지적. 학부모회, 체육진흥비 등 각종 찬조금은 여전히 되고 있어 학교발전기금은 학부모들에게 이중의 짐을 지우는 격이 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교육부에서는 지금까지 표준학교 운영비의 61.4%인 1조2천3백95억원만 지원하는 바람에 운영비가 부족한 학교에서는 이를 채우느라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떠넘겼다.
강대석 전교조 당진지회장은 “교육부에서 교육재정 확보없이 부족한 재원을 학부모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며 “교육재정의 확보를 통해 학교발전기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한복 새교육공동체시민모임 사무국장은 “수업료만 안낸다고 해서 의무교육이 아니”라며 “학교발전기금은 근본적으로 없애야 하며 교육재정을 GNP 대비 6%만 확보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적으로 학교발전기금 모금을 둘러싸고 말썽이 생기자 교육부는 지난 11일 발표를 통해 표준학교 운영비의 100%를 정부예산으로 지원하기로 하고 내년 9천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기로 했으며 학교발전기금 모금과 관련한 금지조항도 추가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