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년 가업 아들에 이어”
“요즘 같은 세상에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가위를 들고 이발을 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닐 겁니다.”
합덕읍 운산리 터미널 뒤편 ‘고등이용원’은 이용사 김홍제(62)씨의 평생 직장이자 김씨의 아들 동수(32)씨의 직장이기도 하다.
김씨는 16살부터 이발소에서 머리를 감겨주는 일로 이용업에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45년을 한결같이 걸어온 고집쟁이 이발사가 바로 김씨다. 어렵고 고단했던 유년시절을 보낸 김씨이기에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제가 갖고 있는 기술로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것은 나에게 행복함을 주는 유일한 선물입니다.”
매달 정기 휴일이면 이발도구를 버릇처럼 챙겨들고 거동을 못하는 노인들이나 장애인을 위한 무료 이발봉사를 한다.
김씨가 전보다 더 자리를 비우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데는 그의 자리를 아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30~40년 단골이 있어 나를 찾는 손님들이 있지만 이제는 실력이 늘어 별 차이가 없다”며 아들의 이발기술을 칭찬했다.
동수씨는 5년 전부터 가업을 이어받고 있으며 아버지의 제자로, 종업원으로 기술을 배우고 있다.
“이제는 제법 저를 보고 오시는 손님도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아버지와 함께 일하면 어려울 것 같다고 하지만 나는 아버지를 새롭게 느끼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수씨는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불편한 점을 털어놓기도 했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시간만큼 아버지의 주름살과 삶을 잘 알게 된다는 것이죠.”
한편 동수씨는 “앞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더 열심히 친절하게 손님을 맞아 대를 이은 이용원답게 고등이용원을 지켜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이발을 하던 우강면 창리 이은진(37)씨는 “고등이용원을 찾는 것은 버릇에 가깝다”며 꾸준한 단골임을 자랑했다. 또 “이발소에서 머리를 다듬어야 개운하다”며 이발소를 예찬하기도 했다.
고등이용원의 부자 이용사는 많은 대화보다는 눈빛으로 통하며 정성을 다하는 모습과 친절함으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평범한 전략을 매일매일 실천하고 있다.
김윤태 기자 ytkim@dj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