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편사항 제보에만 의존, 공원관리 허술

【당진】 당진읍에 사는 고종성(62)씨는 덥고 다습해진 여름 날씨와 씨름을 벌이는 일이 많아졌지만 저녁 무렵이면 행복해진다. 읍내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가깝기도 한 남산공원을 찾아 간단한 운동과 산책을 하면서 시원함과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간단한 운동과 산책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삶의 활력도 얻을 수 있다.

여름철이 되면서 고씨의 경우처럼 도시의 열섬현상을 피해 남산공원을 이용하는 군민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웰빙 붐으로 여가를 선용할 수 있는 공원·문화시설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공원이용자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최근 일몰 후 남산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의 민원으로 공원에 설치된 가로등을 꺼놓아 야산인지 공원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불편이 제기되자 학유정 광장에 설치된 4개의 가로등 중 2개의 가로등만을 껐다고 했으나 확인 결과 12개의 가로등 중 광장에 4곳, 공원입구 및 산책로 2~3곳, 학유정 계단, 생수대 등에 위치한 상당수 가로등이 꺼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원이 어둡다 보니 위험할 것이란 생각에 주민들은 선뜻 공원에 갈 마음이 들지 않는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더 그렇다.

남산공원 인근의 당진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이 모양은 “머리도 식힐 겸해서 공원에 가고 싶지만 공원이 어두워 주저할 때가 많다”면서 “필요하면 친구들과 꼭 같이 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진군의 관계 공무원은 “공원 가까이 사는 남산리 이장이 일부 주민들이 공원이용에 따라 발생하는 시끄러움과 소란 등으로 불편하다는 얘기를 해 가로등을 꺼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함에 따라 화장실 등 몇 곳을 제외한 이외의 가로등은 소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해결방식은 사실상 공원이용이 줄어들도록 유도한 조치라고 할 수 있어 사실관계를 알게 된 공원 이용자들이 분개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남산공원을 이용하는 홍모씨는 “군민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돼야 할 공간을 일부로 어둡게 만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손님을 집으로 초대해 놓고 불을 끈 채 기다리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공원이용에 따른 주민 불편을 가로등 소등이라는 미봉책으로 대응함으로써 안전사고의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

고종성(62, 당진읍)씨를 비롯한 이용자들은 “어둠 속에서 산책이나 조깅을 하다가 발을 헛디뎌 부상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고 산책을 하다 보면 아는 사람도 많이 만나는데 가까운 이웃이 지나가도 얼굴이 보이지 않아 인사하기가 쉽지 않다”며 “왜 가로등이 꺼져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공원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변 주민들의 의견과 공원이용자의 입장이 달라 절충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불편이 있었다면 제보가 들어왔을 텐데 제보가 없었다”면서 “언제든지 제보나 불편이 제기되면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용자들의 불편이 있다면 확인을 거쳐 오늘이라도 당장 소등했던 가로등을 켜놓겠다”고 말했다.

현재 남산에는 12개의 가로등이 공원을 밝히고 있는데 그동안 최소 7개 이상의 가로등이 꺼져 있었고 이로 인해 주민들은 암흑 속에 남산공원을 이용해야 했다.

군 관계자는 또 “12개의 가로등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나뭇잎이 울창한 점, 공원의 규모를 고려할 때 12개가 다 켜져 있다고 하더라도 어둡다는 의견도 있어 인식의 차이를 들어내고 있다.

주민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행정이라는 측면에서 공원관리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