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구릉에 낮으막한 망루 지어놓고 운간 속에 태천지미음우(殆天之未陰雨) 하늘이 흐리고 비가 오지 않는 날 객없이 홀로 낯익은 고서 속에 묻어 오늘도 하루를 보낸다.
무항산자 무항심(無恒産者 無恒心)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 일정한 마음이 없어서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사만유 주음 이병취야(無事慢遊 酒飮 以病取也)라 일이 없어 부질없이 놀면서 술을 마셔 병을 얻으면 그 근심 더욱 깊을 것이거늘 이젠 이음주위 불냑야(以飮酒爲 不樂也)라 술 마시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지 않겠다고 절각(折脚)해보는 것이다.
단제치 못하는 마음, 막감불애(莫敢不哀) 감히 슬퍼하지 않을 수 없구나. 한 인간으로서 무시비지심 비인야(無是非之心 非人也)라 옳고 그름의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거늘 자신 질책으로 잠언(箴言)해 보는 것이다.
유채신지우(有采薪之憂) 가벼운 병으로 근심이 오면 불유병이복양약(不有病而服良藥) 병들어 보약을 먹어본들 늦은 후회, 천명미절(天命未絶) 하늘의 명이 끊이지 아니하니 가산탕진 이어지고 기여자손하(其如子孫何) 남은 자손 어떻게 할 것인가, 소년이노(少年易老)하고 벌써 기추성(己秋聲)인데 반소식몰치(飯疏食沒齒)이 없어 거친 밥을 먹으니 몰골이 심상치 않다.
물아래 비친 반백(班白)의 형상을 보며 오늘도 심산에 들어가 필신기독야(必愼其獨也)라 반드시 혼자 있을 때 삼가며 지내야 할 것이다. 유주무량(唯酒無量)이라 오직 술만은 일정한 양이 없다하여 주봉지기 천종소(酒逢知己 千鍾少) 라 하지 않았는가 말이요.
불원천리이래(不遠千里而來)하고 청탁불문, 두주불사로 세월 낚으며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은 옛것이 되었고, 대인처세에 무도야구의(無道也久矣) 도가 없어진지 오래 되었으니 이 어찌 할 것인가.
우도 불우빈(憂道 不憂貧) 도에 대하여 걱정하지 가난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은 옛 성인의 말씀이고 보면 세정편향유전가(世情便向有錢家) 세상의 인정은 돈 있는 집으로 쏠린다. 라고 한 것은 현 세대의 흐름이며 우도를 우선시한 것과 배치되지 않는가 말이요,
금주로 인한 건강과 유전 그리고 우도를 알아 처신함으로써 주위 인정받으며 병행이불상해(竝行而不相害) 함께 행동해도 서로 방해되지 않게 살아갈 것임을 알면서도 오미여지하야(吾未如之何也)라. 내 어찌 할 수 없구나.
미지생 언지사(未知生 焉知死) 삶도 아직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리요.
오늘밤은 안개 덮인 골 어느 곳에서 조용히 천명을 기다리며 안거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