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희승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을 것이

있다면 산뿐일 성싶다.

산은 아직 순수한 목소리로 남아서

우리가 수식어 없이

우리의 외로움을 지탱할 수 있음을,

마치 저 산나무가

저 홀로 서 있듯,

산은 혼자 있으며

더 많은 것과 함께 있다.

모든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어느 것과도 같이 있지 않은

참다이 외로움

인간에 비하면,

나날이 풀길 없는 외로움 따위를 아닌 밤 끝내

각자의 깊은 잠 속에서까지 끌어들이는

인간에 비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