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한때

김 지 하

나 한때

잎새였다.

지금도

가끔은 잎새

해 스치는 세포마다

말들 태어나

온 우주가 노래 노래부르고

잎새는 새들 속에

또 물방울 속에

가없는 시간의 무늬 그리며

나 태어난다고

끊임없이 노래부르고 노래부른다.

지금도

신실하고 웅숭스런

무궁한 나의 삶

내 귓속에

내 핏줄 속에 울리는

우주의 시간

나 한때

잎새였다.

지금도

가끔은 잎새

잊었는가

잎새가 나를 먹이고

물방울이 나를 키우고

새들이 나를 기르는 것

잊었는가

나

오늘도

잎새 속에서

뚫어져라 뚫어져라

나를

쳐다보는 것.

1941년 전남 목포 출생

1966년 서울대 미학과 졸업

1970년 첫시집 「黃土」

「검은 산 하얀 방」(1986), 「애린1, 2」(1986), 「이 가문날에 비구름」(1986), 「별밭을 우러르며」(1989), 「五賊」(1993), 「南」(전 5권. 1994),

1975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대되었음.

1975년 ꡐ로터스 특별상ꡑ 수상

1993년 「김지하 시전집」으로 ꡐ이산 문학상ꡑ 수상

8여년을 감옥에서 보낸 그는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상징적 지성으로 전세계에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