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홀로 섬이 남으리
-교로리 버려진 선착장에서-
김태숙 기자
저
질펀한 갯벌을 다 넘으면 푸른 바다로 나가고
바다 건너 의연한 섬에도 닿을 날 있는 것처럼
우리 삶의 이 질편한 갯벌 다 넘으면
일렁이는 푸른 희망건너
안락한 고요에도 이를 날 있을까
특별한 절망이 없어
눈물 흘릴 명백한 이유가 없어,
우리한때 누렸던 지극한 절망과 함께
어쩌면 희망의 시대는 가버렸는지 모른다는
요즈음에도,
뭉근한 속 들여다뵈는 갯벌, 그곳에 아무렇게나 널린
저 흉가같은 김발들 사이로도
우리 언젠가 왔던 뱃길을 찾아
가는 배 온전히 띄울 수 있을까
미칠듯이 속타는 마지막 갈증으로
차라리 저 갯벌 저 햇살 다 삼켜버리면
달빛 교교하게 차오른 적막한 밤
숨 멎는 만원(滿月)의 밀물 때처럼, 오로지
충만한 절망과 함께 충만한 희망도
일렁일렁 세상 가득 일렁일 수 있을까
그리하여 질펀한 갯벌 다 사라진날
사람들 걸어나와 때로 못난 그리움 즐기곤 했던
낡은 선착장마저 아주 잠겨버린다 해도
그러나 저 섬만은 잠기지 않으리
일렁이는 고통속에 일렁이는 쾌락과 일렁이는 희망 건너
가장 안락한 단 하나의 슬픔으로,
다시는 누구에게도 돌아오는 수고 겪지않을
고독한 섬 하나로
거기 고요히 죽음이 남으리
잠시 후 죽음도 사라져 노래와 함께
거기 적막하게 다시
섬이 홀로 남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