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천지에

김태숙

눈부시구나

마지막 저무는 한조각 햇살에도

가슴 모두 내밀어 반짝일 줄 아는 것들

이미 때지난 빈 들녘엔

거두는 손길 떠난 지 오래인데

가야할 때를 스스로 아는 것들

마지막 햇살에 반짝이며

제목숨 찬란히 거두고 있는 것들

애틋하구나

아직 산그늘엔 목숨 진득한 것들

아직은 갈 때가 아니라고 아니라고

저만치 햇살 비켜섰는데

살아남으려는 그 눈빛이 또한

애처로이 젖어서 장한 듯

슬프구나

이 천지에 눈물겹지 않은 것

하나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