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1

김태숙 기자

봄볕에 아무데나 트는 싹을 보면

저나라 꽃순되어 떠난 할머니 생각

지금쯤 무덤위에 쑥이나 질경이

무성하고 무성할

지금쯤 할머니 젖무덤위엔

송알송알 밥풀같은 밥풀꽃 피어

땅속 배고픈 어린 짐승들에게

일어나 앉아 젖물리고 있을 생각

봄날 아파트 베란다

신문지에 돌돌 말린 마른 파뿌리 가랭이에

탐스런 저승꽃대궁 파꽃이 한 줌

아파트 16층 이 높은 이승에서 보니

미개발 판자집 문간에 앉아

담배불 봉화올리는 한동네 저 노파를 보니

7년째 봄이 돌도록 아직

야곰야곰 타고 있을

할머니 살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