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김태숙 기자
겨울나무 굳은 살 가르고
봄이 왔습니다.
겨울나무 굳은 살가지끝을 가르고
붉은 아기 속살로
봄이 다시 이땅에 오셨습니다
솜털 보송보송한 어린 잎과
만지면 만진 손끝에 배어 사라질
푸르기 이전의 어린 꽃순과 함께
겨울나무 오랜 진통중에 봄을
낳았습니다
남산 여기저기
나무란 나무죄다 가지란 가지죄다
소리없는 비명으로 새순 틔워내고
소리없는 비명으로 온 산 채웠습니다
잘디잘게 부서진 하이얀 비명
저리도 눈부신 춘삼월 햇살로
흐느낌 만발하게 쏟아지고요
새봄을 위해 우는 나무의 울음
세상 어미들 가만가만 듣고 섰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