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시작된 곳
김태숙
어디서 오는지 모른다
갈기 휘날리는 대바람
말떼같이 달려서
기수가 누구인지 모른다
우리 사는 지상 한 척의 담을 넘어
세상을 울리는 것은
소리뿐인지 모른다
대바람 머리에서 날린 음(音)들이 얼어 다시
첫눈 내리는 백암사
어둠의 눈(目) 위로 시간을 쪼개며
절마당을 덮는 눈도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건지
모른다
바람에 불려와
방문앞에 팔랑대는 마른 가랑잎
문풍지를 때리는 바람소리가
한밤을 채우고
이런 일들이 언제부터 있어 왔는지 나는
어린아이처럼 꿈을 내질러
옛날로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