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도 이런 난리가 읍슈~ 하천가도 아니구 도심 한가운데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거래유?”
얼마전 쏟아졌던 폭우로 한바탕 물난리를 겪은 계성리 차문회(54세)씨는 물난리 일주일만에야 겨우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23일 낮 12시부터 쏟아진 폭우는 도로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차씨네 집을 불과 30분만에 덮쳤고 미처 손 쓸 겨를도 없이 가전제품이며 쌓아놓았던 연탄 1천여장, 애써 만들어놓은 옷가지 등이 그대로 흙탕물 속에 잠겨버렸다. 집 앞뒤로 한꺼번에 들이닥친 빗물로 순식간에 안방은 수영장으로 변해버렸다.
이곳 피해는 명백한 인재였다. 도로가 집보다 높게 깔렸는데도 근처에는 물 빠질 맨홀 하나 변변이 해놓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차씨는 집 바로 뒤쪽에 상가가 지어지고 있었는데 정화조를 묻기 위해 파 놓았던 구덩이에 물이 고여 흘러넘치는 바람에 피해는 더 커졌다고 주장한다.
“가난한 게 죄지유. 진작 이살 갔어야 허는디 막내 영장 나오는 바람에 한여름에 구질구질한 살림살이 나르게 하기 싫어 미뤄 왔었는디 그새 변을 당하고 말았네유”
차씨는 집에서 바느질 일을 해서 근근이 살아가는 생활보호대상자이다. 다행히 생계수단인 재봉틀 두 대는 건져냈지만 추석빔으로 손님들이 주문해 놓았던 맞춤복 수십 벌은 물에 젖어 변상해 줄 일이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급한 대로 돈을 돌려 써야겠는데 가난한 사람이 돈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세상이다.
게다가 살림살이며 가옥 침수피해에는 보상비도 지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장티푸스 주사 한 대와 경황이 없어 누가 가져왔는지도 모르는 라면 두 박스로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는 차씨는 다가올 추석이 먼 나라 얘기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