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아랫마을
김태숙 기자
하늘 높고
까치발 선 저녁달도 그렇게 높아
시린 창공이 낮은 집 발치까지
내려온 마을
불끄고 방안에 드러누우면
밤하늘이 새벽강처럼
가슴 푸르게 흘러들고
구름도 달을 스쳐 미련없이 흐르는 곳.
바람에 문 닫으면
밤거미 집짓는 소리 도로 문을 열고
거미줄 받쳐든
감나무 벗은 어깨가
시린 내 등도 와 구들목대신
받치고 가는 듯한데
아아, 그해 가을
발등에 지던 감나무 그 이파리들.
피지 못한 사랑들이 몰래 달려와
하룻밤 환하게 폈다 지던
이파리 호되게 붉은 저
감나무 아랫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