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共感)

김태숙 기자

며칠째 그방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문간방 감자를 어쩌지 못한다

물에 잠긴 아랫도리에 뿌리를 내고

마른 몸통위에 묵직한 순을 내며

암수한몸처럼 단숨에 세상을 포획하더니

배꼽에 열을 뿜으며 싹머리를 내밀 때 감자는

뱃가죽에 살이 얼마나 트던지

터지도록 물을 먹고 있었다

아랫도리 가득 대기중인 생명들이

일시에 다닥다닥 싹을 틔우자

제 한몸 지탱못해 새파랗게 숨막혀

나는 감자를 위해 컵의 물을 버리고

그들의 탄생을 일단 정지시켰다

불었던 몸속이 곤죽이 되었나

문간방으로 옮긴 뒤

터진 뱃살은 배배 말라 쭈글거리는데

독처럼 아직 퍼렇게 산 줄기를

나는 며칠째 보지도 그걸

버리지도 못한다

문간방 어둠을 짐작만 하는 창밖에

눈발처럼 봄바람에 꽃잎이 마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