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거산조기축구회장 이민용씨
“자식 키우는 부모 마음 다 똑같은 거 아닙니까”
두차례나 난치병 어린이 돕기 자선행사 연 사연
지난 4월30일 신평고등학교 운동장에서는 매우 뜻있는 행사가 열렸다. 난치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친선축구대회였다. 자선행사 치고 축구대회는 흔치않은 편인데 뜻밖에 이날 행사에는 지역의 독지가들을 비롯, 여러 인사들의 발길이 줄을 이어 성황을 이뤘다.
행사를 주최한 거산조기축구회의 순수한 뜻에 지역사회는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환이를 잊고 살아왔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우연히 길에서 정환이 엄말 만났는데 마지막으로 다리수술을 받아야 한다더군요. 그러나 수술비가 모자라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았습니다.”
거산조기축구회장 이민용(39세)씨의 말이다. 그가 정환이를 잊고 살았다는 것은 지난 98년 정환이의 딱한 사정이 알려져 일일식당을 운영해 한차례 도움을 준 이후를 말한다.
소아암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일어서지도 못했던 이정환 어린이(5면에 관련기사)의 소식을 듣고 이씨는 일일식당을 운영해 성금 4백여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그로부터 2년 뒤 이씨는 이번엔 축구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정환이 돕기에 나선 것이다.
“회원 중에 극소수지만 반대의견도 일부 있었습니다. 지역에 부담을 주는 행사를 또 해야 하느냐는 거였죠. 하지만 상대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열번이고 나서야 한다고 했어요.”
이민용 회장은 무엇보다 회원들이 순수해 축구대회 제안에 적극 응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자식 키우는 부모 마음은 똑같은 거 아닙니까. 처지를 바꿔 생각한거죠. 또 회원들이 잘 뭉칩니다. 영리목적이 아닌 그냥 축구가 좋아서 모인 거니까요.”
30~40대 젊은이들 36명이 회원으로 있는 거산조기축구회는 매주 화·목요일 저녁 때 모여 축구를 즐긴다. 연습장소인 서정초등학교에 야간연습을 위해 서치라이트까지 달아놓을 정도로 열성적인 축구광들이다.
이들이 축구를 즐기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이웃을 돌아보게 된 계기는 이민용 회장의 ‘인간적인’ 심성이 큰 역할을 한듯 했다.
그는 자신이 그같은 일에 나서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인 딸 서린이와 막내아들 호석이에게 먼 훗날 ‘아빠는 괜찮게 살다간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일 뿐이라고 했다.
한사람 한사람의 의식이 변할 때 좋은 나라가 될 거라고 믿고 자신부터 실천하는 사람, 내 자식 먹이기 싫은 음식 남도 마찬가지라며 거짓 상혼이 판치는 세상에서 고집스럽게 우리 축산물(그는 신평에서 정육점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만 취급한다는 사람, 그래서 근 10여년간 새벽같이 일어나 소·돼지를 실으러 인근 축산농가를 돌아다닌다는 사람.
진실은 통한다는 신념을 갖고 산다는 이민용씨가 ‘정주영이만큼 돈은 못벌어도’ 풍족해 보이는 건 한결같은 그만의 삶의 철학 때문인 듯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