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여할 경우 주민동원 행사로 전락 우려
당진군이 문화제 행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빌미로 공공연하게 간섭을 시도하고 있어 민간주도로 진행돼야 할 지역축제의 의미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매년 당진군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50~60개의 사회단체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단체들 중에는 운영비와 행사비 전액을 보조금으로 충당하는 경우도 있고 보조금 이외에도 자체 회비나 수익사업, 협찬 등을 통해 예산의 대부분, 혹은 일부를 마련하는 경우도 있다.
재정적 기반이 취약한 민간단체에 대한 공공기관의 예산지원은 단체를 육성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 반면 민간단체의 자율성을 약화시키고 통제적 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어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기도 한다.
특히 문화축제의 경우 관에서 주도하려 들거나 간섭할 경우 자발성이나 창의성 등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만약 관이 형식적인 성과를 남기고자 무리하게 행사에 간섭하게 되면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동원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은 이미 다른 지역의 사례에서도 충분히 증명된 바 있다.
문화관련 시민단체들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행사에 대한 행정적·재정적인 지원만을 담당하고 행사관련 기획과 실행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민단단체에게 일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자치단체가 이러한 원칙들에 대해 불필요한 행정절차와 책임소재를 운운하며 지키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최근 당진군이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결산서는 보조금 이외에 협찬금과 후원금 등을 포함한 전체 결산내역이다. 즉 당진군이 지원한 보조금 외에도 상록문화제 집행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충당한 협찬금과 후원금 등에 대해서도 결산내역을 제출하라는 요구이다.
그러나 상록문화제 집행위는 보조금에 대한 결산은 당연하지만 그 이외에 협찬금과 후원금을 포함한 전체 결산을 요구하는 행위는 민간단체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전체 결산서 중 세부수익 내역이 유출될 경우 협찬금과 후원금을 낸 업체의 명단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에 상록문화제 집행위 측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업체의 명단이 공개될 경우 아직 기부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우리의 현실에서 자칫 무리한 요구가 잇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록문화제 집행위는 군민들을 대상으로 한 보고서에서 전체 결산내역을 공개하며 세부수익내역의 협찬·후원금 명단을 익명으로 처리했다.
전체 결산서의 잔액을 0원으로 맞추라는 당진군의 요구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보조금의 경우 결산을 0원으로 맞추는 것이 맞지만 전체 결산내역의 잔액을 0원으로 처리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결산이냐고 상록문화제 집행위 측에서는 항변하고 있다.
자치단체의 경우 잔액이 남아 불용처리할 경우 다음해 예산이 삭감되겠지만 사회단체가 예산집행과정에서 잔액이 남아 다음 회계년도로 이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
물론 일부 자치단체에서 연말에 잔액을 0원으로 맞추기 위해 멀쩡한 보도블록을 깨고 새로 깔기도 하지만 사회단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외에도 기부금품 모집규제법에 의해 협찬금이나 후원금이 규정에 어긋난다는 당진군의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부금품 모집규제법은 1951년 11월 7일 공포돼 시행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 개정됐으며 기부금 모집의 사회적 요구가 날로 증대하고 수많은 단체들이 후원회비 또는 회비라는 이름아래 모금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사문화된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각종 시민단체 등에서도 자율적 모금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군의 간섭에 대한 우려로 인해 얼마전 기지시줄다리기 집행위원장으로 선임된 황규호 위원장도 관이 지원한다는 이유로 행사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며 간섭을 배제하기 어렵다면 차라지 지원없는 행사를 치르겠다고 못막기도 했다.
당진군의 무리한 간섭으로 인해 자칫 당진군의 양대 문화축제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