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자본주의를 같은 뜻으로 읽곤 한다. 그러나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이 세가지는 전혀 별개의 개념이며 심지어 시장경제와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불가능하게도 한다.

정경유착이라는 것이 마치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것이라지만 정치와 경제는 언제나 한 몸이었다.

세계사적으로 볼때도 고등학교 때 정치경제가 한 과목이었듯 부는 권력을 획득하는 도구였고 권력은 부를 얻기 위한 도구였으니 정경유착의 근절이라는 구호는 마치 정경유착이 예외적인 일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우리를 호도 한다.

부에 대한 관심은 권장할만하고 부도덕한 것이 아니지만 권력에 대한 관심은 쓸데없는 일이며 마치 사회혼란을 획책하는 사람이 갖는 것으로 선전되고 있다. 그러나 부와 권력이 한몸이기에 이것은 “자신의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라는 제자리 찾기 운동의 구호처럼 기만적이다.

나는 ‘당진시대’ 지면을 빌어서 ‘세계화의 덫’이라는 책을 권한 바 있다. 그 책은 빈부격차와 IMF, 실업자 양산 등의 경제적 어려움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모순 때문에 일어나는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그 책을 소개하면서도 문제의 원인을 알게는 됐지만 해결책을 모름에 대해서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자본주의와 양립하던 동구권의 중앙집권적 계획경제가 그 태생적인 모순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진 후라 정녕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대안은 없는 것처럼 보였었다.

이제 그 대안을 소개한다.

자본주의 이후의 삶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 책은 하워드 진, 노엄촘스키와 더불어 미국의 3대 진보 지식인으로 통하는 마이클 엘버트의 저서이다. 파레콘은 참여경제(Participatory Economy)라고 해석된다.

이 책은 그간 통용되고 실험되었던 경제체제를 공평성, 자율관리, 연대, 효율성 등의 잣대로 평가하고 자본주의(시장경제체제), 계획경제, 생태지역주의, 사회주의를 극복하는 제3의 경제체제로서 참여경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WTO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전지구적인 접점에서 희망의 도구로 사용되어지는 경제정치적 시도들이 이름하여 참여경제라는 하나의 큰 주류 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동운동, 농민운동, 환경운동, 참정운동 등 제반의 권력·부와 관련된 온갖 진보적 운동들의 성과로서 브라질의 주민참여예산제, 호주의 개발거부제, 공동체운동, 우리사주운동 등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저자 자신이 참여한 바 있는 참여경제 체제를 도입한 출판사의 운영에서 앞으로 참여경제 체제가 자본주의를 대체하면서 이후의 우리의 삶이 좀더 윤택해지고 갈등과 대립이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준다.

참여경제는 재산과 능력, 그리고 산출에 대한 대가로서의 소득이 아니라 희생과 노력 그리고 필요에 대한 대가로서 소득을 주장한다.

너무나 급진적이라 할 수도 있지만 범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제도들을 살펴보면  우리의 미래는 시민사회의 각성과 함께 진보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조 상 연 / 당진참여연대 회장

- 지은이 : 마이클 앨버트

- 옮긴이 : 김익희

- 출판사 : 북로드

- 가  격 : 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