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내 현대그린파워 발전소에서 일하던 노동자 사망사건으로 인한 특별안전점검 첫 날인 지난 2일 당진시의회에서는 한 의원이 당진에서 3년간 51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하는 동안 당진시에서는 무엇을 했느냐며 질책하고 있었다.

당진시의 대답은 산재는 노동부의 소관이며, 11월 15일 안전관리협의회를 구성하고 당일 시장이 관련 조례나 대안을 모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행정사무감사가 진행 중인 바로 그 시간, 현대제철 지붕 위에서는 한명의 노동자가 45m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하고 또 한 명은 추락지점에서 자신도 바닥이 꺼져 추락할까봐 구조될 때까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현대제철이 대국민 사과와 예방대응책을 내놓던 6일에는 고열의 환경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또 한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했다. 전날 자정이 넘어 퇴근한 그는 다음날 아침 정상 출근해 300℃가 넘는 현장에서 방열복을 입고 잔업까지 마친 뒤 세상을 떠났다. 시민단체는 지난 5월 현대제철에서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책임을 물으며 현대제철 정몽구 회장과 노동부 천안지청장 등 관계 공무원을 직무유기로 고발했다.

그러나 모두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기각, 각하됐다. 따라서 그렇게 수많은 사람이 죽어간 사건도 ‘명령한 사람은 없이 집행한 사람만 있다’는 식이 돼버렸다. 그날 이후 현대제철 산재사망은 계속돼 11월7일 추락사, 21일 가스중독사, 12월2일 안전점검 중 추락사 그리고 6일 살인적인 노동 끝에 과로사까지 발생했다.

짐승이 같은 사안으로 10마리만 죽어도 지자체는 대책을 수립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한다. 사람은 일하다 죽어도 괜찮은가? 시민단체는 이미 11월초 시민, 시청, 노동부, 노조, 기업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산재 대책 토론회’를 당진시에 제안했다. 그런데 당진시는 한 달이 넘도록 검토 중이다. 법에 의해 개입할 여지가 없다면 당진시는 연간 2110만 원씩 회비를 내고 있는 전국시·도지사·의장단협의회는 왜 가입했는가?

시민이 억울하게 죽어도 당진시의 깃발은 조기로 걸리지 않는다. 시민과 노동자가 불의에 직접 싸워야 하는 현실, 이것이 지속가능한 50만 자족도시의 비전을 가진 당진시의 현실이다.

당진시의 잘못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실행을 하지 못 함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무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