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먼지 없는 학교’를 내세워 인조잔디운동장과 우레탄트랙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빗물이 잘 빠지고 경기력 향상과 부상 예방 등에 효과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우레탄 트랙 설치는 능력 있는 학교의 쾌거로 홍보되며 앞다퉈 설치가 됐다.

하지만 2016년 3월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전국 2763개 학교를 전수 조사한 결과 비극적 실체가 드러났다. 64%인 1767개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에서 납 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심지어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학교는 27%, 100배 이상 되는 학교도 15개교나 된다. 결국 교육부는 지역현안사업 특별교부금으로 2017년 상반기까지 모든 학교의 유해 우레탄트랙 교체 공사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하기 이르렀다. 결국 정부는 학생들의 건강을 담보로 한 ‘우레탄 실험’에 6000억 원 가량을 쏟아 부으면서 업자들 배만 불렸던 것이다.

우레탄 트랙은 열화현상으로 중금속 가루가 발생하고 중금속은 호흡기와 피부 접촉 등으로 체내로 침투한다. 특히 납은 뇌로 전달되는 화학물질을 밀어내는 ‘혈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을 뚫고 들어가 유아·어린이의 지능을 떨어뜨리고 신경행동학적 이상 증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부는 우레탄 트랙 사용금지 시설물 설치, 우레탄 트랙 바닥에 앉지 않기, 학교 체육활동 후 손 씻기 생활화, 우레탄 트랙 파손 부위 접촉 금지 등의 지침을 내렸다. 당진지역에서도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한 호서고, 신평고, 면천중, 송악초, 계성초의 학생들은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2016년 충남도교육청은 신청한 학교에 한해서 예산을 투입해 우레탄 트랙을 걷어내고 마사토를 시공하도록 했다. 지금도 우래탄 트랙을 걷어내고 마사토 트랙을 요구하는 학교에는 예산을 우선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면천중은 우래탄 트랙을 걷어내고 마사토 트랙을 깔기로 확정하였다.

그러나 호서고, 신평고, 송악초, 계성초는 마사토 시공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유는 마사토를 깔면 매년 쓸려나가는 마사토를 보충해야 하는 등 예산이 투입돼야 하고, 현재 기준에 충족하는 우레탄 트랙을 깐다면 설치기준이 계속 강화가 돼 특히 환경호르몬 성분 검사는 누락되어 있어 예산낭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 간 아이들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운동장에서 놀았고 이제는 운동장 사용을 못하고 있다. 아이들이 뛰노는 운동장을 화학물질 범벅인 인조 잔디와 우레탄으로 덮는 것이 옳은지 검토도 없이 섣불리 설치한 것은 교육당국이다. 아이들이 계속 운동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들 때문이다. 즉 깔끔함과 관리의 편리함 때문에 건강에 대한 우려를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친 학교가 이제 자신들의 잘못을 걷어내는 것도 지연하는 형국이다.

당진 일부 학교는 안전한 마사토 운동장으로 복구가 당장 가능한데도 아이들에게 운동장을 사용하지 말고 기다리라 한다. 학교가 깔끔함과 관리의 편리함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우레탄 트랙을 당장 마사토 운동장으로 복구해야 한다. 아이들이 맨땅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운동장을 돌려줘야 한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아이들이 흙을 밟을 수 있도록 돌려놔야 한다. 운동장은 배움터다. 배움터를 편리함과 깨끗함을 내세워 화학물질로 뒤덮어 버렸으니 이제 학교가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