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열린 상록문화제 주부백일장에서 대상을 수상한 한정화씨(35, 순성면 봉소리 중명아파트). 결혼한 지 11년된 주부인 한 씨는 두 아이를 가진 평범한 가정주부다. 백일장의 주제는 가을에 걸맞는 「길」과 「낙엽」이었다. 그녀가 선택한 주제는 ‘길’. 한씨는 유방암말기 선고를 받고 조용히 삶을 마무리할 준비를 하는 시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말 대신 글로 표현했다.
시어머니가 ‘막내 며느리 주라’고 맡긴 돈의 의미를 잔잔하면서도 감성적으로 풀어낸 작품 「어머님의 마무리 길닦이」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어머니가 올해로 일흔 여덟이 되셨어요. 제가 쓴 글은 저희 시어머니를 향해 쓴 글이에요.”
울산이 고향인 한씨는 남편인 김상표씨를 따라 당진으로 왔다. 김씨는 한보철강(현 INI스틸)에 입사해 일하고 있는 젊은 청년. 그를 따라 당진으로 온 것이 벌써 여러 해다. 그러다 한보가 부도나고 직장이 어려워지면서 한씨의 가정도 같이 어려워졌다. 그동안 힘든 시간들을 보내왔을 법도 한데, 한씨는 오히려 미소짓는다.
“어머니는 울산에 계신데,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것이 늘 안타까워요. 힘드실 텐데 힘든 모습을 보이지 않으세요.”
근처의 합덕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고 이동도서관이 아파트에 올때면 항상 책을 골라 읽는다는 한씨는 ‘글을 항상 옆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글을 읽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한씨는 “이번 수상도 제가 글을 잘 써서 상을 탄게 아니다”며 “평소에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말을 글로 표현한 것 뿐”이라고 말한다.
하고 싶은 말을 글로 대신하는 것에 너무 익숙한 한씨건만 오히려 앞으로는 미술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때 미술을 전공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는 한씨는 지금이라도 미술공부를 시작해서 다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고. 그래서 부지런히 당진문화원 등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는 중이라고 한다.
“글은 언제라도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회에 나갈 기회가 생긴다면 나가서 글도 쓰고 싶구요.”
아직은 젊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많은 경험과 연륜에서 나오는 글은 자신에겐 아직 무리라는 한정화씨는 “아직 수상소식을 어머니께 말하지 못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어머님을 찾아뵙고 기쁘게 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살며시 흐르는 한씨. 그가 시어머니에게 달려가 말 대신 대상을 받은 글을 내밀면서 흘릴 눈물은 무한한 기쁨의 눈물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