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 지난달 27일 순성면 봉소리 사거리에서는 들깨 수확이 한창이었다. 수확한 들깨를 포대 위에 담고 괭이로 큰 나무 줄기를 가려내기를 수차례 거듭하자 들깨 알갱이들이 듬성듬성 모여 포대 하나에 담기 충분할 만큼 쌓여갔다.

높은 가을하늘 아래 들깨를 수확하고 있는 안숙자(60, 순성면 봉소리)씨와 최명희(50, 순성면 봉소리)씨의 대화 속에는 일상 삶의 모습들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날 오고간 이야기들의 주요 화두는 바로 안숙자씨의 딸 최선희(28)씨의 결혼과 관련된 이야기들이었다.

경주까지 가서 결혼식에 참석했던 이야기에서부터 결혼식이 끝난 뒤 단풍구경을 갔던 일, 28일 돌아올 사위에게 어떤 음식을 만들어 줄지에 대한 얘기, 며느리에 대한 칭찬 등 이날 하루 두 사람이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두 사람에게 찾아온 크고 작은 행복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날 안숙자씨는 최명희씨에게 중요한 부탁 하나를 했다. 28일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사위를 ‘매달지 않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이었다. 간곡한 부탁에 최명희씨는 돕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이 얘기 저 얘기에 즐겁다 보니 도대체 어떤 얘기들 때문에 웃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기예보에서는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해서 들깨 말리기가 쉽지 않을 줄 알았는데 깨 털기는 딱 좋은 날씨구요.(웃음)”

수확한 들깨보다 더 구수한 대화들로 들깨 수확현장에는 웃음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