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에게 희망을 주기보다는 해가 갈수록 농민의 근심만 늘게 하는 정부의 농촌 정책을 보면서 농민의 한숨은 늘어만 간다.
국민에게 끊임없이 유포되고 있는 개방 대세를 농업 포기론의 연장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출을 위해 쌀 개방과 농산물 개방은 불가피하다는 주장 또한 극히 잘못된 논리이다. 쌀 등 15개 기초농산물 품목은 국민경제에서 극히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농업이 황폐화 될 때 연간 손실액은 실로 엄청나 국민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쌀 시장 개방은 미국에게는 2천호 농가와 수십 명 도정업자의 상업적 이익과 관련된 문제이지만 우리에게는 6백만 농민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다.
우리 민족의 삶과 생명은 쌀농사에 의해 유지·보존되어 왔다. 쌀은 바로 우리민족의 생명체였던 것이다. 한때 천하지대본이었던 농업이 70~80년대 경제성장 정책으로 이후 일방적인 천대와 냉대를 받아 왔다. 이로 말미암아 농촌은 피폐화되고 젊은 사람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서 도시의 근로자와 일용 노동자로 달동네를 이뤄 살아가고 있다.
군사 정권이 무너지고 문민, 국민, 참여정부가 차례로 들어서면서 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으로 바꿔놓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정부에 기대를 걸어 보았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의 일인데 얼마 못가서 쌀 수입 절대 불가 입장에서 쌀수입 불가피론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업이 국민 총생산에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농촌이 도시에 비해서 낙후하며 농촌 인구가 도시 인구보다 소수일지라도 농업의 중요성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값싼 외국쌀을 수입해서 먹는 것이 유익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치이다.
쌀을 수입하게 되면 쌀값이 낮아지게 되며 이로 인해 국내 쌀 생산 농민은 영농을 포기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 민족의 식량 자급력은 급격히 떨어지게 될 것이고 이것은 민족의 주권을 행사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 외에도 논이 가지고 있는 환경 보호 기능과 홍수 조절 능력이 급속히 악화되어 생태계는 파괴되고, 주택 문제, 교통 문제, 상수도 문제, 공해 문제 등 더 큰 문제가 발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적은 양이라고 쌀을 수입하기 시작하면 국내 악덕 수입재벌과 외세에 의하여 국내 쌀시장은 초토화가 될 것이 불을 보듯이 뻔하다. 정부는 농산물 수입 불가피론에 벗어나 구체적 대안 및 재정 계획을 세워야 한다.
반만년 이상 우리 식탁의 주인이었던 쌀이 수입 농산물과 수입 쇠고기에 의해 우리의 밥상에서 밀려나는 것을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막아야 한다.
한 나라의 주식을 수입에 의존할 경우 수출국으로부터 어떤 정치적·경제적 압력을 받게 될지 모르며 가격도 언제나 싸다는 보장은 없을 뿐만 아니라, 언제 쌀이 우리의 목을 조르는 무기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쌀 시장을 개방하면 우리나라도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불가피론을 주장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쌀이 농업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인 반면 일본의 경우는 농업외 소득의 비중이 워낙 높아져 쌀이 전체 농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불과하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 하여 왔으나 우리는 무방비 상태와 다를 바 없다. 이같은 상태에서의 농산물 수입은 청천벽력 같은 것이다. 일본이 무너지니 우리도 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의 자세가 한없이 불쾌하기만 하다.
농촌에는 급속한 이농과 수지 악화로 인해 해마다 2억평 이상의 농지를 놀리고 있고 생산성 악화로 쌀 생산량이 떨어지고 있는 형편을 감안할 때 올해는 물론 앞으로도 쌀 생산 감소가 소비량의 감소추세를 앞지를 전망이다. 일반 국민들이 우리나라 쌀이 남아도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는 우리나라가 식량 식민지로 전락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생존권과 국가 자주민족의 자존을 팔아먹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농촌이 살아야 도시가 살듯이 농어촌이 건강하고 튼튼해야 온 국민이 튼튼해진다. 그러므로 농촌과 농어민을 살리는 일은 우리 모두가 맡은 일이다. 근시안적 정책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국가와 민족의 희생만이 초래될 뿐이다. 정부는 농어촌 농민의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