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의회에 상정된 2005년도 새해예산안의 총규모는 2860억원이다.
이는 올해 예산보다 무려 42%(845억원)가 증가한 규모로 이제 당진군은 예산 3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이처럼 새해예산안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지방양여금이 폐지되는 대신 지방교부세 인상분과 지방분권 교부세 증가분이 반영되고 당진화력 7·8호기 지원사업이 증액됐기 때문이다.
증액된 액수만큼 한 단계 발전된 사업기획과 예산안 편성이 요구되고 있다.
당진군은 새해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충남도 내 최초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했다.
물론 아직은 관련 조례가 제정되지 않았고 위원회 구성과 시민학교 등을 통한 주민참여가 완전히 보장되지는 않았지만 각 부서의 예산편성요구서가 공개된 것만 해도 당진군 지방자치사(史)에서 새롭게 기록돼야 할 커다란 진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예산편성요구서 공개와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군의회에 상정된 2005년도 예산안은 주민참여예산제도 시행에 따른 높은 기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당진군 홈페이지에 게재된 당진참여연대의 분석 보고서를 중심으로 2005년 당진군 예산안을 분석했다.
주민참여예산제도 시행으로 예산안 편성 한단계 진전
반면 과잉편성·부풀리기 예산·관행적 편성 여전
수차례 논란 불구, 판공비 3배 이상 증액
그동안 단체장의 사금고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업무추진비(일명 판공비)가 새해예산안에서 무려 325%가 증액됐다.
새해예산안에 배정된 전체 업무추진비는 18억8929만원으로 지난해 4억4370만원보다 14억4559만원이 증가한 규모다. 물론 정원가산 업무추진비에 영유아 위탁교육비 3억6000만원이 포함된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부서운영 업무추진비가 기타 업무추진비와 통합되면서 무려 639.8%가 증액됐기 때문이다.
그 동안 당진군의 판공비 지출은 사적 유용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해 각종 언론에 수 없이 오르내린 바 있다.
업무추진비는 기관운영과 행정활동에 필요한 공적인 용도로만 사용되도록 지정된 예산으로 굳이 예산편성지침을 들지 않더라도 예산 및 회계운영의 일반원칙상 관행적으로 집행해온 격려금, 사례금, 선물 및 간담회 규모와 횟수 축소 편성이 요구되고 있다.
업무추진비도 명확한 공적업무 수행을 위한 필요 경비이므로 집행계획에 따른 짜임새 있는 예산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카메라 사용에도 필름·현상·인화비는 그대로
디지털 사진이나 카메라 장비와 관련된 낭비사례가 2005년도 예산안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각종 사무자동화와 전산화, 디지털화는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각종 수수료와 수용비, 인력 등에서 그 이상의 비용절감이 이뤄져야 정상이다.
그러나 사무자동화나 디지털화와 관계없이 과거의 각종 비용이 그대로 지출되는 경우가 많다. 당진군은 디지털화라는 시대적 추세에 따라 기존의 필름 카메라 외에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문화공보과 뿐만 아니라 각 실과와 읍·면에서도 디지털 카메라 구입을 위한 예산을 책정해놓은 상태다.
디지털 카메라의 사용은 구입비용이 들긴 하지만 필름과 현상, 인화비가 대폭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당진군은 새해예산안에서 군, 직속기관, 사업소, 읍면 홍보사진 필름, 현상, 인화 등의 비용으로 1600만원을 계상했다. 디지털카메라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몇 년째 필름, 현상, 인화 등에 같은 액수의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일부 필름과 인화지를 꼭 사용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면 영상파일을 CD 등의 매체에 저장해 훨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같은 차원에서 군의회가 요구한 망원렌즈와 광각렌즈 구입비도 터무니없는 없는 예산책정 중의 하나라는 지적이다.
당진참여연대는 의회에서 자료사진을 찍는데 과연 200만원짜리 광각렌즈와 망원렌즈가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의정활동을 찍는데 고가의 특수렌즈를 구입해야 할 만큼 고도의 전문적인 사진을 필요로 한다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당진참여연대는 지난번 예산편성요구서에 대한 의견서에서도 밝혔듯이 렌즈를 구입하기보다는 기존 필름 카메라 사용에 따른 현상료의 지출을 줄이고 정보의 신속한 전달을 위해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의회 유공자 대상 해외연수, 합법 가장한 촌지수수(?)
이번 새해예산안 편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 가운데 하나는 해외여비의 사상 유례없는 증액이다.
그 중에서도 민간인 국외여비는 1억2650만원으로 지난해 750만원에 비해 무려 1587%가 증액됐다.
특히 군의회는 국외여비 중 의정유공공무원 해외여행 항목으로 700만원을 책정했다. 군의회는 이 예산으로 지난달 29일 정례회 개회식에서 군의회 유공자 표창을 받은 신문사 기자, 정보과 형사, 공무원 등 8명에 대해 해외연수를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진참여연대는 일종의 ‘합법을 가장한 촌지 수수’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관련 예산의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금품과 향응, 이제는 해외여행까지 시켜서 서로 이권을 주고받는 공생관계를 맺자는 것인지 의문시된다는 지적이다.
안보공원, 시대적 상황과 맞지 않고 실효성도 의문
삽교호관광지내의 휴식공원 조성 토지 매입비 10억원은 안보공원 조성을 위한 비용으로 시대적 상황이나 예산운용의 실효성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당진참여연대는 군사장비를 전시하는 안보공원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평화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기보다는 군사적 패권주의라는 재앙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화와 군축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고 과거 군부독재 정권 시절의 안보 제일주의를 부활시킬 수 있는 안보공원은 어떠한 명분으로든 합리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안보공원은 예산의 합리적 운용이라는 차원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삽교호 함상공원과도 상당한 정도로 거리가 떨어져 있어 연계관광이 되지 못하고 자칫 경쟁상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안보공원과 유사한 성격의 전시장이나 행사가 많아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서울의 용산구에는 고대무기와 함께 B-52 폭격기 및 K-1 전차 등 현대무기까지 다양한 장비들이 구비된 세계 최대규모의 전쟁기념관이 있으며 육군이 매년 10월 대전 엑스포 공원 등지에서 개최하는 ‘지상군 페스티벌’이나 내년으로 5회째를 맞는 ‘서울 에어쇼’만 해도 각종 첨단장비 전시와 시범, 행사 등이 다채롭게 준비돼 많은 관광객들을 끌고 있다.
과연 각종 첨단장비 등 종류별로 다양한 전시물을 구비한 이 같은 전시장이나 행사와 견주어 퇴역장비를 전시할 예정인 안보공원이 경쟁력을 갖출 것인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충남도의회에서도 안보공원 조성 토지매입비 10억원에 대해 ‘투자 부적절’을 이유로 전액 삭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의회는 군비로 10억원을 책정하려고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비법정단체 충남 시장군수협의회 부담금 삭감돼야
기관장의 각종 협의체 부담금도 도마에 올랐다.
전국시장군수협의회는 법정단체라고 하지만 충남시장군수협의회는 비법정단체이다.
혈세를 들여 부담금을 지급할 만한 단체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2년에는 충남시장군수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선거 시기 회비를 각자 나눠 챙겼다가 충남지역운동연대 등으로부터 고발까지 당한 바 있다.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 부담금 200만원 역시 마찬가지다.
당진참여연대는 법정단체가 아닌 친목모임 성격의 단체까지 군민의 세금을 사용한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충남시장군수협의회 부담금 360만원의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30만원 준다고 아이 더 낳을 부부 있을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출산장려금 1억5000만원이 결국 이번 예산안에 책정됐다. 당진참여연대는 ‘단세포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1인당 30만원씩 준다고 과연 아이를 낳을 부부가 얼마나 될까?
출산장려금은 자치단체의 의지 과시에 지나지 않을 뿐 실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진참여연대는 인구감소의 원인인 자녀양육과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출산장려금으로 인구를 늘린다는 생각은 한참 잘못 짚은 생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동의정실 예산 중복 책정
군의회는 이동의정실 운영을 위한 예산으로 1300만원(5000원×200명×13회)을 책정했다.
1인당 5000원씩 참석자를 위한 식비로 계상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각 읍·면 예산에는 같은 이동의정실 항목으로 1인당 5000원씩, 지역에 따라 100~300명씩 50만~150만원 가량의 예산이 책정됐다. 역시 담당 공무원은 참석자 식비를 위한 예산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형적인 ‘눈가리고 아웅식’ 중복 예산이라는 지적이다.
고향사랑 홈페이지가 4200만원(?)
당진군은 고향사랑 홈페이지 구축에 4200만원을 책정했다. 지난해 군의회가 홈페이지 구축에 5000만원을 책정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진군은 예산편성요구서에도 당진항 홈페이지 구축에 1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과잉책정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홈페이지 구축의 실효성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통해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