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 당진축산농가 반응
“축산기반 무너뜨리는 대재해”
“당장 출하해야 할 650㎏짜리 소가 수두룩한데 장사꾼들이 아예 오질 않고 있습니다.”
4일 한우사육농가가 몰려있는 송산면 도문리. 집집마다 돌며 공동방역을 하던 성준용씨는 “구제역 파동 이후 식당, 정육점에서 고기가 안팔려 소장사들이 오지 않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송씨는 “거래가 되더라도 구제역 파동전 ㎏당 5,600원에서 4,500원대로 값이 내려 앉아 마리당 60~70만원의 손해를 봐야 할 지경”이라며 “내년부터 생우가 수입돼 가뜩이나 의욕을 잃고 있던 한우농가들에게 이번 구제역 파동은 몰락을 재촉하는 재앙과도 같다”고 허탈해 했다.
함께 있던 이관열씨는 “소가 안팔리니 자금회전이 안돼 밀린 사료값도 못갚고 있다”며 “소먹이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구제역 파문이 당진 축산농가에 미치는 영향은 소비위축에 따른 거래량 감소와 가격하락이다.
양돈협회 차선수 총무는 “축협 등을 통해 계통출하를 많이 하는 양돈농가들도 출하가 지연되고 있다”며 “자돈만 생산해 파는 농가들은 각 농가에서 입식을 하지 않아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으며 가격도 구제역 발생 전보다 20% 가까이 내려갔다”고 말했다.
합덕 도곡리에서 돼지 1,700여두를 기르는 윤재형씨도 “일본과의 수출계약이 종결된데다 소비둔화로 육가공업체들이 가격을 다운시키고 있다”며 “내수쪽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나마 수입돈육과 현재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특히 “농장마다 끌어다 쓴 정책자금이 빚으로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며 “구제역 파동이 장기화 될 경우 축산농가의 연쇄도산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당진읍 사기소리에서 한우 40여마리를 키우는 박종철씨는 “이번 구제역 파동은 IMF 이후 사료값 파동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재해”라며 “농가들도 불안심리에 새끼를 낼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빨리 없앨까만 궁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당진지역에 구제역 발생 사실은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구제역이 서해안 일대로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직후 농가들의 불안감은 날로 더해 당진군 산림축산과에는 하루에도 수십통씩 이상증세를 알리는 신고전화가 잇따랐다.
구자순 축산계장은 “농가들이 극도로 불안하다 보니 소가 침만 흘려도 구제역으로 알고 신고 하고 있다”며 “신고가 들어오는 대로 현장에 나가 조사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양성반응을 보인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