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과 시아버지의 이해 속에 별다른 구애없이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최순희 주부. 우측은 시어머니 장선곤씨.
▲ 남편과 시아버지의 이해 속에 별다른 구애없이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최순희 주부. 우측은 시어머니 장선곤씨.

【종합】 송산면 당산리에 사는 주부 최순희(46)씨는 전형적인 농촌주부다. 자녀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방학의 경우 7시경 일어나서 집안 청소와 식사준비를 한다. 이렇게 준비한 식사를 오전 9시경 가족들과 함께 한다. 그 다음은?

최씨에게 그 다음(?)은 사실 뚜렷하지 않다. 최씨에 따르면 “그냥 어떻게 하다보면 간다”이다. 특히 농한기에는 사실 시간을 보내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경로당에 갈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어울릴 또래 역시 많지 않다. 가끔은 시내로 목욕도 가고 서산에 있는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최씨의 경우는 비교적 활동적인 편이다. 남편 이웅주(농민회 송산면회장)씨와 시어머니 장선곤(73)씨가 개방적이고 최씨를 비교적 잘 이해해주기 때문이다.

최씨의 시어머니 장씨는 “며느리가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 것은 자기 내면적인 것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과 시어머니로부터 ‘지원’을 받는 최씨의 경우는 비교적 나름대로 전원생활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농촌 주부들은 갈 곳이 없고 어울릴 또래 역시 많지 않아 농한기와 여유시간을 보내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부분의 농촌여성들은 삶의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에 취미생활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미면 보건소 정애영 주사는 “보건소를 찾는 주부 중 일부 주부의 경우 어울릴 사람이 없고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무료함을 호소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면서 “이를 도울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주부들의 경우 두통을 호소하거나 삶에 대한 목표가 없고 생활을 지루하게 느끼는 등 부작용이 심하다고 전했다.

정 주사는 또 이와 같은 무료함을 느끼는 주부들은 스트레스를 남편과 가정에 푸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정불화과 갈등의 소지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 노령화에 따라 각 마을에서는 마을회관과 경로당 준공식이 잇따라 열리고 있지만 농촌주부들을 위한 공간은 마련되고 있지 못하다.

특히 젊은 주부들일수록 농촌생활에 대해 무료함을 더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농촌주부들의 활력있는 생활을 위해 남편과 가족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노령화의 그늘에 밀린 농촌 주부들. 이들이 사회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고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 등 친교관계를 쌓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