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군의원들, 군의회 고유권한 침해로 간주
지방재정의 투명성 확보와 주민자치 활성화의 획기적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일부 군의원들의 반대로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당진군은 지난해 5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각 부서의 예산편성요구서를 공개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이어 당진군은 관련 조례의 제정과 주민위원회 구성, 워크숍 개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추진계획서를 작성했으며 전국 최초로 참여예산제를 시행한 광주 북구청의 사례를 모델로 조례 시안의 작성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대부분의 준비를 끝내고 입법예고를 남겨둔 상태에서 참여예산제의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군의회의 고유권한이 침해된다고 판단한 일부 군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윤기천 의원(고대)은 “참여예산제에 의해 주민의견이 반영되면서 고대 당진포리 마을회관 신축 예산이 해당 실과에서 삭감됐다”며 “주민의견을 수렴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직접 참여한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최동섭 의원(송산)은 “주민들이나 시민단체가 예산과 관련해 잘잘못을 짚어 지적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는 상관없으나 의회의 고유한 권한인 의결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당진군의 담당 부서에서도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해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김봉환 기획경영실장이 “전반적인 추세가 참여예산제쪽으로 가고 있다”며 “점차적으로 확대·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김천환 군의회 의장은 “이미 짜여져 있는 예산안을 심의할 것이 아니라 그 전 단계에서 주민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올바른 예산편성을 위해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것이지 의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참여예산제의 시행을 놓고 군의원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는 일부 군의원들의 반대의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진참여연대의 조상연 회장은 “참여예산제는 예산편성과정에서 주민들이 요구하는 내용 등을 수렴해서 반영하는 것이지 의결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주민의견 상충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군의원들로서는 부담을 덜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참여예산제는 주민이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예산의 우선순위를 결정, 의회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쳐 예산을 편성하는 제도로 지난 2003년 7월 행자부가 2004년도 지방예산 편성에 대한 기본지침을 확정하면서 각 지자체에 대해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
전국에서 최초로 참여예산제를 도입한 광주시 북구는 지난해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 주관 우수공약 최우수상, 한국공공자치연구원 주관 자치행정혁신 전국대회 최우수상, 행정자치부 주관 재정분석결과 재정경영 우수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