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 지키며 20년간 써온

영농일지가 ‘소신농사’의 바탕

‘황토갯바람사과’, 이 사과는 바다를 끼고 있는 석문지역 13농가들이 생산하고 있는 사과의 브랜드다. 바닷바람을 쐬고 자라 색깔이 예쁘고 발효시킨 거름을 사용해 맛 또한 일품이다.

우체국 통신판매나 기업체, 도시소비자와의 직거래 등 안정적으로 판로를 확보하고 있고 가격 또한 다른 사과보다 두배이상 높은 가격으로 팔린다. 피땀흘려 생산해도 제값을 못받고 팔 곳도 없다는 하소연은 이 농가들에겐 ‘해당사항 없음’이다. 수확 이듬해 7월달까지 출하를 할 정도로 품질이 우수한 이 사과를 석문의 농산물 대표브랜드로 정착시킨 장본인은 바로 최성태(장고항, 은일농산)씨다.

1993년 전국농산물 품평회 대상, 새농민상, 지난해 그가 몸담고 있는 사단법인 자연농업이 친환경 대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아니더라도 그는 이미 여러 고정관념을 깬 인물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학자들은 물론 각지의 과수농가들이 그를 배우러 견학을 온다.

그가 첫번째로 깨트린 고정관념은 바닷가는 바람이 많아서 과수농사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과나무를 심고 3년 뒤 첫 수확을 보게 된 그는 보기 좋게 ‘바닷가는 안된다’는 정설을 깨트렸다. 이곳의 기온이 해발 400고지와 같아 사과재배의 적지라는 것이었다. 첫 수확에서 다른 농가들은 12,000원(10㎏)을  받은 반면 그는 4만원을 받았다.

그는 사과농사를 짓기 시작한 1986년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지를 쓰고 있다.

“사과시세와 기후, 그때그때 느꼈던 애로사항 등을 꼼꼼하게 적어 놓았죠. 이 일지가 매스컴에서 뭐라고 떠들든 개의치 않고 소신농사를 지을 수 있는 비결이었습니다.”

그는 1988년도 일본연수에서 친환경 농업을 접하고 그때부터 퇴비를 띄워 거름으로 주는 등 자연농업의 기본인 발효농법을 쓰게 된다. 맛있는 사과의 첫번째 비결로 발효퇴비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꼽을 만큼 퇴비의 중요성을 그는 이미 20년 전 터득한 것이다.

“두번째는 정성입니다. 이것이 아니면 내 살림은 부도가 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사과를 생산했죠.”

시장원리를 터득하는 것도 애써 생산한 농산물의 제값받기에 필수적인 지식이었다. 그래서 그는 주경야독했다. 최씨는 1997년도부터 사단법인 한국자연농업협회 재배포장으로 지정돼 저농약 재배를 실천해오고 있다. 그의 과수원에는 그가 직접만든 갖가지 영양제가 즐비했다. 바닷가에서 미역을 따다 설탕에 재웠다가 사용하는 영양제는 냉해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미나리와 쑥을 뜯어다 역시 설탕에 재웠다가 그 즙을 나무에 주면 해충이 접근하지 않는다. 과수원에는 제초제 대신 식초를 준다. 미생물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숯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의 사과나무는 그래서 기초체력이 튼튼하다. 20년 사과농사 역사에서 그 흔한 냉해피해를 한번도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쯤되면 이건 농사가 아니라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생산한 ‘예술사과’는 현재 10㎏짜리가 10만원 이상에 판매된다. 다른 사과는 5~6만원선이다. 그는 올부터 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셀레늄과 게르마늄 성분을 함유하는 기능성 사과 생산에 들어갔다. 의학과 농업의  접목에 도전한 것이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그의 사과는 명품의 반열에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