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절약 계기 활용, 저소득층 부담경감 등 대책 부족

당진군이 수도요금 인상을 추진하면서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해 공공재인 물을 취급하는 공공기관으로서 공익성에 대한 인식부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당진군 상하수도 관리사업소가 공개한 ‘2004년도 지방공기업 상수도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상수도 사업은 지난해 1월1일자로 공기업으로 전환한 후 한해 동안 영업비용이 47억5700만원을 기록한데 반해 영업수익은 36억1600만원에 그쳐 11억4천만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영업외 수익은 9억5천만원, 영업외 비용은 6억9900만원으로 당기순손실은 8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순손실 규모에 대해 상하수도 관리사업소측은 그 동안의 물가상승과 인원증가로 인한 인건비 상승, 광역상수도 이용증가로 인한 원·정수 구입증가 및 요금인상, 노후관 교체와 수선공사로 인한 수선비 증가, 신규 자산취득으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당진군 상하수도관리사업소의 담당 공무원은 “연차적으로 요금인상이 이뤄져야 하지만 경기침체와 소비자 물가상승 등 군민의 기초생활 가계부담 등을 이유로 2001년 이후 수도요금을 한번도 인상하지 않고 요금을 동결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4년 결산결과 수도요금의 톤당 총괄원가는 1022원인데 비해 상수도 평균요금은 573원으로 원가의 56% 수준이다. 또한 요금현실화가 지연될 경우 행정자치부가 국고보조와 교부세 지원 등에서 불이익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진군은 도내 타 시·군 공기업 운영 평균수준인 톤당 710원으로 인상하는 안과 단계적 요금인상안인 66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당진군의 수도요금 인상안은 현실적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요금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경영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수지개선을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식의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어 공익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도요금은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의 수돗물 가격과 비교할 때 대략 20~40%에 불과하다. 경제수준에 따른 물 비용 부담비율을 고려한다면 지나칠 정도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생산단가 수준으로의 인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정부는 2001년 요금지침을 통해 2005년까지 100% 현실화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수도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해도 부담이 전적으로 일반 서민들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률적인 인상보다는 누진세를 좀더 강화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환경단체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특히 당진환경운동연합의 김정진 간사는 “선진국의 물관리 정책이 공급위주의 정책에서 수요관리중심의 정책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요금인상을 물 절약의 계기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물값을 25% 인상할 때 수요가 1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도 요금인상이 저소득층 서민의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당진군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대해 수도요금을 100% 감면해주고 있으며 모범업소에 대해서도 50%를 할인해주고 있다.

그러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포함되지 않는 준빈곤층(차상위계층)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어 자칫 수도요금 인상이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당진군은 지난 2004년 한해 동안 연체로 인해 46건, 올 상반기에는 2건에 대해 단수조치를 취한 바 있다. 물론 단수조치된 가구 중 상당수는 업체가 경매로 넘어가거나 파산한 경우이나 생활고로 인한 경우도 전혀 없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단전가구 화재로 여중생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산업자원부가 저소득 가구 등에 대한 기본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전기요금 체납으로 단전대상이 되는 일반 주택용 가구에도 단전대신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를 공급키로 한 결정과 같이 수도정책도 일반 주택용 가구에 대해서는 단수조치 대신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을 공급하는 등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