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제가 내년 하반기부터 일부 자치단체에서 시범 실시되고 2007년 하반기부터 본격 실시될 예정이지만 당진군의 경우 인원이 20여명에 불과하고 직무범위도 지나치게 협소해 ‘무늬만 자치경찰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4일 입법 예고한 ‘자치경찰법안’에 따르면 자치경찰은 방범순찰과 기초질서단속, 교통소통·단속, 지역행사경비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재 자치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식품·위생·환경 등 17종의 특별사법경찰사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가 구상하는 자치경찰제는 인원이나 직무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해 당초 지방자치 실현이라는 취지를 실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자치경찰의 인원은 지역주민 수에 따라 기초단체 산하에 약 12명에서 120명 규모의 자치경찰대를 운영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당진경찰서에서 추정하고 있는 당진군의 자치경찰 규모는 현 경찰인원(200여명)의 10% 수준인 20명 선. 이 인원으로는 방범순찰과 기초질서 단속 등의 치안서비스에 기존 자치단체의 식품·위생·환경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자치경찰대의 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대도시에 비해 재정이 취약한 당진군의 경우 치안서비스가 취약해질 우려도 있다.

게다가 경찰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 일반 범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고 공통된 사무의 분담에 대해 국가경찰과 일일이 협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에 국가경찰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자치경찰제의 시행에 대해 지역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신기원 신성대학 행정실무계열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자치단체의 자치권이 취약한 상황에서 자치경찰제의 도입이 과연 시기 적절한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며 “차라리 자치단체의 자치권을 대폭 보장한 후 도입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당진군자율방범기동순찰대의 서평식 사무국장은 “자치경찰제가 도입될 경우 주민의 실생활에 맞는 치안서비스가 가능하고 군 행정과의 엇박자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하루빨리 자치경찰제가 정착돼 군민들이 더욱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치경찰법안이 당초 취지에 비해 미흡하다는 의견에 대해 자치경찰실무추진단 제도팀 담당자는 “자치경찰에 현 국가경찰의 업무를 대폭 이양할 경우 전체 경찰업무가 큰 혼란을 겪게 된다”며 “주민들의 삶의 가까운 치안업무부터 이양하는 편이 옳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4월 시범사업 선정을 공모한 결과 충남도내의 천안시와 공주시를 포함해 36개 자치단체가 신청했다고 밝혔다. 당진군은 이번 시범사업 공모에 응모하지 않았으며 2007년 하반기 실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오는 24일까지 법안에 대한 의견을 접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