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년 전에 교회 뒷동산에서 새순으로 자란 작은 소나무를 캐어다가 정원에 심었다. 소나무는 뿌리내리기가 힘겨운 식물이라서 살까 하는 염려가 있었다. 틈틈이 물을 주면서 새순 소나무가 자라나는 것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풀을 깎을 때도 조심을 했다. 혹시 낫에 잘려 나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린 소나무는 더디지만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 시작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제법 성장하였다. 거실에서 볼 적마다 기특하다. 다른 꽃나무들과 종자가 다른 소나무가 가운데 있으니 어색하기도 하고 돋보이기도 한다. 정원에 소나무 한 그루가 있어서 아름답다. 아름다운 소나무를 보면서 나 자신을 생각한다. 내가 존재함으로써 삶의 자리가 아름답고 풍요로워 지기를 고대한다.

나무들은 존재함으로써 환경을 아름답게 만들어 낸다. 또한 다른 나무와 생명체들에게 유익함을 준다. 나무들이 어우러진 숲에는 휘발성 방향물질이 있는데, 이 화학 물질은 수십 종의 ‘테르핀(terpene)’이라는 천연 항생 항균물질이 주성분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와 두통, 불면증, 위장장애 등을 치료해 주며, 인체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생을 아름답게 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음은 어릴적부터의 성장 환경과 연관이 깊다. 속담에 “될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고 했다. 대상관계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성격이 3세 때에 형성이 된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선조들은 그 사실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태어나서 3년간의 교육이 태교 10달만 못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릴수록 교육의 효과가 크다. 단순히 지식에 관한 교육이 아니라 정서적인 교육이 중요하다.

방학이 되면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두 부류로 나뉘어 진다. 방치된 학생과 공부라는 과제에 짓눌리는 학생이다. 인생이 지식 공부를 하는 아이와 지식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의 두 부류만으로 나뉘어 진다는 사실은 비극이다. 아이들의 성장은 공부로 판가름이 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의 경험으로부터 이루어진다. 그러기에 방학은 아이들이 숲의 나무처럼 테르핀을 생산해 내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기이다.

겨울방학이 되었다. 아이들을 지식 공부에만 내몰지 말고 정서적인 풍요로움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자기 인생을 아름답게 창조해 가는 능력을 키워 주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정서적 산소가 충만해야 가능하다. 정서적 산소가 결핍된 아이들이 자꾸만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의 과다사용과 온라인 게임 중독이 정서적 산소 결핍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정서적 산소를 결핍시키는 원인은 인간들의 성공제일주의 욕망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 성공하기만 하면 된다는 가치관이 인간과 사회를 병들게 한다.

성공주의의 모습이 요즘에 체세포 복제 문제로 표출되고 있다. 황우석 교수와 정치가들은 한건 성공을 하기 위해서 무리수를 쓰다가 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하고 있다. 성공하는 인간을 키우려 하기 보다는 진실된 인간,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인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을 키우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가족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가능하다.

이번 겨울방학에 아이들은 숲의 나무들처럼 함께 생명을 공유하고 체험하면서 아름다움을 창조하면서 행복한 경험을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