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억사진 다섯번째
▲ 추억사진 다섯번째

인생의 뒤안길에서 들여다 본 사진첩은 과거 소중했던 순간의 기억을 그대로 담고 있기에 소중하다. 덧없는게 인생이라고들 하지만 한 장 한 장의 사진들이 모여 한 사람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된다. 모두들 그렇겠지만 어렵고 힘들던 시기에 태어나 세파를 이기고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성장하기까지 나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적지 않은 시련이 있었지만 교직에 몸담으며 평생을 바친 내 지난 삶에 대해 한번도 후회하지 않는다. 어엿한 사회인으로 훌륭하게 성장한 제자들을 바라보는 즐거움이란 다른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람이기 때문이다.

첫번째 사진은 1962년 휘문고 재학시절 친구들과 서울 삼청동 뒤편의 북악산에 놀러갔을 때의 모습이다. 앉은 채로 쌀을 씻고 있는 학생이 바로 나다. 양동이 옆에 놓여있는 군용 반합과 수통, 왼쪽의 학생이 허리에 차고 있는 군용벨트가 군사정권 시절의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고 있다. 시대 상황은 어두웠으나 산에 놀러온 우리는 세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듯 마냥 즐거웠다.

두번째 사진은 1966년 강원도 홍천에 있는 육군 12사단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할 때의 모습이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던 관계로 군대에서도 의무병이라는 보직이 떨어졌다.

함께 복무했던 동료(오른쪽), 그리고 의무반에서 키웠던 흰색 염소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세번째 사진은 1967년 결혼하고 첫째 아들(장수진)을 낳은 후 덕산에 마련했던 신혼집에서 아내(오정순)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군대 제대 후 대학에 복학하고 나서 재학 중에 중매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을 일찍 한 편인데 건강이 좋지 않으셨던 아버지께서 적극 권유하셔서 일찌감치 가장이 됐다.

네번째 사진은 1976년 호서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당시 면천의 영탑사로 소풍 갔을 때의 모습이다. 사진에서 가운데 흰색 잠바를 입은 이가 나다. 오른편에 제자 한봉구가 보인다. 봉구는 장애 학생이었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김영석 선생이다. 김 선생은 체육교사였으나 초기에는 교련과목을 함께 담당했다.

다섯번째 사진은 올해 5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학생들을 인솔해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의 모습이다. 평생을 함께 했던 교직생활을 서서히 정리할 때 즈음의 사진이라 더욱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