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닐하우스에 들어가자마자 이내 매운기운이 얼굴에 확 끼친다. 그렇다고 눈물이 나올 정도는 아니다. 적당히 맵고 적당히 향기롭다. 마늘냄새보다는 약하고 ‘파’냄새보다는 강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마늘과 파를 적절히 섞어놓은 것 같은 특작물, 바로 달래다.
대호지면 도이리에서 30여년간 달래재배를 해왔다는 남기전(70)씨는 요즈음 달래캐기에 눈코 뜰새없어 겨울이 어떻게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하우스내 살짝 언 땅이 풀릴때즈음이면 나와 해가 질 때까지 온종일 꼬박 앉아서 캐내는 달래는 지금 남씨네 하우스뿐만이 아니라 대호지면 곳곳에서 출하되고 있다. 달래는 저온성작물로 겨울철 난방을 하지 않고도 재배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농작물 중 하나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가격도 좋아 8㎏에 6만 5천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남부지역이 폭설피해를 입는 바람에 생산물량이 전국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50평짜리 하우스 4동을 갖고 있는 남씨는 11월 중순경부터 4월초까지 달래를 출하한다. 겨우내 부인 전은례씨와 함께 작업해 얻는 소득은 작년기준 8백만원 정도. 올해는 값이 좋으니 천만원 이상을 기대한다. 그나마 종구(씨앗)를 자체생산해 이만한 소득이 가능하다. 달래는 무엇보다 종구값이 가마(60㎏)당 25만원선으로 비싼편이어서 생산비를 낮추려면 종구를 자체생산하는 수밖에 없다. 자연
히 애로사항도 종구생산에 있다. 썩음
병 등 연작피해를 입을 경우 대책없이 사다 써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칠순의 노구에 온종일 앉아서 달래를 캐고 그 다음날 일일이 손으로 씻어내야 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젊어서는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빚지다가 이제 자식들 모두 여우살이 시켜 살만해지나보다 했는데 이놈저놈 일을 텅텅 저지르니 그 뒷감당하느라 아직도 일년내 고생해서 번돈 죄다 자식들한테 돌아가고 있어요”
얼었다녹았다를 반복해도 수확에 지장이 없다는 달래처럼 자식에 대한 남씨의 마음도 똑같은 듯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