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중순, 부도난 한보철강을 인수한 현대INI스틸이 송산면 가곡리와 동곡리 96만평에 고로제철소를 건설하기 위하여 지방산업단지 지정신청서를 행정기관에 제출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약 9개월간 해당지역 주민들은 평생 피땀 흘려 일군 생계터전을 지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각 마을에서, 또 개인적으로 수천만원의 활동기금이 접수됐으며, 그 무덥던 여름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집회장소를 꽉 메운 채 우리를 고향땅에서 내몰지 말라고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군청 상황실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서 며칠씩 밤도 새우고, 각종 교육이나 회의에도 빠짐없이 참석해서 내 고향을 지키기 위한 각자의 역할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연구하였습니다.
지난 9개월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정말 가슴 뭉클하고 감동적이었던 순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지역의 젊은이들은 어른들을 신뢰와 존경으로 따르고, 어르신들께선 젊은 사람들을 격려하시며 하나가 되어 싸워 온 아름답고 소중한 나날들이었습니다.
고로제철소 건설저지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우리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비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대책위 해단식을 갖게 되었지만 그동안 우리 주민들께서 보여 주신 고향사랑 정신과 순수한 열정, 그리고 화합의 모습은 우리 후손들에게도 길이 기억될 것이며 다른 지역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잘 참여해주셨고, 협조해주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주민들께서 고향 지키기 운동에 동참해 주신 덕분에 고로제철소를 원천적으로 막아내진 못했지만 나름대로 뜻깊은 성과를 많이 거두었습니다.
대기오염 측정망 설치, 고철 절단장 및 풍쇄 슬러그 작업장 환경개선, 친환경 제철소 건설을 위한 민.관.기업 협의회 구성, 슬래그, 타르 등 공해업체 당진지역 불입주 약속, 직원채용 및 향토기업 가산점제 적용, 이주민과 직원 복합 주거단지 조성, 지역의 복지시설 확충....
이밖에도 열거하지 못한 성과들이 있지만 가장 큰 성과는 행정과 기업, 그리고 지역 주민들에게 제철소 건설과 가동시 환경에 대한 중요성과 경각심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지역엔 본 대책위의 목적과는 다른 형태의 협의체가 구성되어 활동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향후 구성되는 협의회 대표들께서는 그동안 보여주셨던 지역에 대한 애정과, 고향사랑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활동에 임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혹시 저희가 대책위활동 중에 젊은 도취되어 지역의 선후배님들께 마음의 상처를 드렸다면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반성과 자숙을 통하여 이후에는 좀더 성숙하고 넓은 포용력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활동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