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로제철소 건설을 반대하는 송산면 주민들이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 고로제철소 건설을 반대하는 송산면 주민들이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편집자주

그동안 선거에서 주요 언론은 후보의 동향을 보도의 중심에 뒀다. 따라서 정책과 이슈는 항상 뒷전으로 밀렸고 유권자들은 선택의 기준을 정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진시대’는 누가 이기고 지는지에 초점을 맞춘 이른바 ‘경마식 보도’를 지양하고 ‘정책·이슈중심’의 선거로 치러지도록 하기 위해 [기획. 5·31 지방선거] ‘지역현안, 이것만은 해결하자’ 시리즈를 보도한다.

매호 지역의 주요 현안을 한가지씩 다룸으로써 지방선거가 정책과 이슈를 중심으로 치러지도록 할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고로제철소 입주로 지역환경 악화 가속 우려

지난 1월16일 충청남도는 아이앤아이스틸(현 현대제철)이 고로제철소 건설을 전제로 한 송산지방산업단지 지정신청을 승인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2005년 5월19일 아이앤아이스틸이 당진지역에 고로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대운동을 벌였던 송산·송악지역의 주민들로서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주민대책위원회 측에서는 주민공감대 형성과 역학조사, 그리고 아이앤아이스틸의 환경문제 개선 등을 고려해 1년 정도의 행정절차 유보를 충남도 측에 요구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의 김병빈 사무국장은 “고로제철소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주변지역의 피해 사례에서도 드러나듯 다이옥신 등 인체에 치명적인 공해 물질을 다량 배출해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당진군의 경우 아산국가공단 고대·부곡지구와 석문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크고 작은 공업단지와 농공단지가 밀집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지역에 대산석유화학단지와 당진화력발전소, 아산국가공단 포승·인주지구 등이 위치해 있어 미래시점의 환경부하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밀집된 공단 대기오염 심각, 측정장치도 제역할 못해

각종 공단이 밀집돼 있는 당진지역의 환경적 취약성은 충남도의 고로제철소 건설을 전제로 한 송산지방산업단지 지정 승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나타났다. 3월24일 새벽 서산시 대산읍 대죽리 대산석유화학단지의 공장 굴뚝에서 불꽃과 연기가 배출되면서 석문면 초락도와 장고항, 송악면 안섬, 서해대교에 이르는 거대한 매연띠가 형성된 것. 놀란 주민들은 환경단체와 당국, 언론사 등에 즉각 신고하고 초조하게 상황을 지켜보며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종호 난지2리 이장은 “연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났다”며 “불꽃도 대단했고 연기도 오랫동안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서산변전소의 변압기 고장으로 전기공급이 중단되면서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업체인 엘지화학과 롯데대산유화의 후레아스텍(공장 내 긴급사고 발생시 폭발방지를 위해 시설 내부의 잔여가스 등을 밖으로 배출하는 안전장치)에서 불완전 연소로 인해 매연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기준치를 초과한 매연사고에도 불구하고 도비도에 설치된 대기질 측정망과 당진화력, 석문중학교, 호서중학교 등에 설치된 대기질 측정장치의 측정자료는 모두 환경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측정자료를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바람을 타고 석문 쪽으로 흘러간 매연이 석문면 내에 설치된 3곳의 대기질 측정장치(도비도, 당진화력, 석문중학교)를 모두 교묘하게 비껴나갔다는 얘기다.

결국 대기질 측정장치가 대기오염으로부터 주민들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낸 셈이다.

오존·VOCs 오염 등 환경지표 심각

최근 조사된 당진지역의 환경지표는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충청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2004년 충남지역 대기질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석문면 난지도리 도비도 인근의 오존오염도가 수 차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충남도 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충남도가 대기질 개선대책 수립을 위해 3개 시·군(당진군, 서산시, 천안시), 4개소(도비도, 독곶리, 동문동, 원성동)에 설치한 측정소의 자료를 취합한 결과, 2004년 연평균 오존(0₃) 농도에서 당진군의 도비도가 0.033ppm으로 4개소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6월의 경우 1시간 평균치에서 기준치를 15회 초과했으며 8월에도 1시간 평균치에서 기준치를 6회 초과했다.

이같은 도비도 오존 오염의 주요한 원인으로는 인근 서산시의 대산3사가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연평균 오존 농도는 당진군의 도비도가 높았지만 6월의 1시간 평균치 최고농도는 서산시의 독곶리와 동문동이 높았다. 독곶리는 8월에도 도비도보다 높았으며 9월에는 유일하게 기준치를 4회 초과했다.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오존은 대기 중에 배출된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자외선과 광합성 반응을 일으켜 생성된 광화학 산화제 일종으로 2차 오염물질에 속한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자동차, 화학공장, 정유공장과 같은 산업시설과 자연적 생성 등 다양한 배출원에서 발생한다.

실제로 도비도 오존 오염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총량은 당진이 전국 최고수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국산업단지개혁연대와 충남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004년 12월 서산시 대산읍사무소에서 개최한 ‘대산지역 석유화학단지의 환경현황과 개선책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두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김선태 대전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당진과 시흥, 인천 등 산업단지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량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산업단지가 분포된 전국 7개 지역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량에 대한 비교 분석결과 당진군의 평균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총합이 39ppb로 경기도 시흥의 시화공단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인체에 대한 영향으로는 급만성 중독현상과 눈 및 피부 자극, 피부염, 화상, 생체내 유전물질 변형, 암 유발 등이 있다.

오존에 반복 노출시에는 폐에 피해를 입을 수 있는데 가슴의 통증, 기침, 메스꺼움, 목 자극, 소화 등에 영향을 끼치며 기관지염, 심장질환, 폐기종 및 천식을 악화시키고 폐활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주민 상당수 공장과 업체에 대한 불신·두려움 가져

현재 당진의 주요 환경현안으로는 고로제철소 입주와 발전소 증설, 폐기물처리장 입주, 항만개발로 인한 인근 해역 오염, 삽교호 등 담수호 수질오염, 각종 공장의 오염물질 배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잇따르고 있는 환경문제는 지역주민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는 공장 및 각종 폐기물 처리장 입주를 둘러싸고 주민과 업주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개발이 주민들에게 불안과 두려움이 아닌 발전과 윤택한 삶을 보장한다는 확신을 주지 않는 한 환경문제로 인한 민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위한 청사진 시급

2006년 당진의 현실은 개발의 후유증과 환경재앙에 대한 위기감이 다양한 부문에서 나타나면서 개발의 긍정적인 측면보다도 더 많은 잠재적인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당진의 지역발전이 진정으로 주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다음세대에 안정적이고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게 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청사진과 지도자들의 환경 마인드, 생태주의적 세계관의 정립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로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