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뜨락에

해 묵은 모란이 피어

화관인 양 함초롬한 꽃부리에

이슬이 자고

바람이 쉬고

나비는 저만치

풀섶에 나래를 접었다

닫힌 듯 열린 미닫이 사이로

꽃술처럼 고운 아미

주렴에 흔들리고

외씨버선 치마 끝에 이는

고풍스런 바람을 밟으며

여인은 조용히 병풍을 펴고

빛바랜 모란을 꽃피운다

모란이 가꾼 병풍

한 많은 세월

피고 진 꽃인데

속절없이 지는 봄을 서러워하랴

주렴사이로

모란이 지네

봄이 또 가네

손한성씨는 고대면 슬항리에서 출생하여, 당진중,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천교대를 거쳐, 현재는 인천 구월서초등학교에서 교감으로 재직하면서 사진 및 시작(詩作)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