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직장관계로 강원도에 나가 살고 있는 권춘성(석문 삼봉)씨가 아내 이은경씨에게 보낸 편지로 삼봉교회 일요예배시간에 공개 낭독된 글이다.
참 모질기도 하시지! 여기 강원도는 LG텔레콤도 안되는데 목사님 전화는 왜 잘돼가지고 당신에게 편지를 쓰게 만들다니! 사정상 부부예배에 참석하지도 못하는데 그래도 쓰라고 하시니 순종하면서도 맘이 많이 어려웠네 그려! 전화받고 사흘이 지나서야 맴을 가지런히 하고 당신에게 몇 글자 적는구먼!
여긴 참 공기가 맑다. 아침마다 가슴에 다가오는 자연의 때묻지 않은 손길과 새소리의 합창이 참 정겹구 말이지! 이 싱그러운 자연의 주악에 맞추어 우리 가족 오순도순 살아가면 참 좋을텐데, 못내 미안하구먼!
당신은 창세기 2장 23절 중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로다」 말씀을 빗대어 나보고 이렇게 얘기하지. 「내 원수 중의 원수요. 원수중에 상원수」라고 말이야! 아마도 성경말씀에 ‘네 원수를 사랑하라!’ 하지 않았으면 나를 걷어 찼을 지도 모르겠군! 그치 응!
그래도 고린도전서 13정 4절에서 7절 말씀에 보면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 로 시작해서 「--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로 끝맺음 하는 것을 보면, 나 같은 남편하고 사는 당신은 언제나 오래 참고 견디어야 하는 인생여정인가봐! 물론 당신은 동의하지 않을테지만 말이지!
여기는 낮에는 참 밝다. 근데 밤에는 칠흙같은 어둠만이 정적을 사로잡고 있어! 지저귀는 새소리에 새벽을 알지!
당신과 벌써 결혼한지 11년이 됐고 중훈이가 4학년이 될 정도로 훌쩍 커버렸구먼. 이번 결혼기념일에는 함께 사진도 못찍고 가족끼리 웃음꽃을 피우지도 못했구먼. 다 못난 내 탓일세 그랴! 미안하구나 은경아!
새해를 시작하면서 교회에서는 고등부 교사로 맑은 영혼들과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려 했는데 이기적인 나의 신앙이 직분을 감당하지도 못하게 했지! 당신한테 서슬퍼런 눈총도 받고 아이들한테도 낙심을 주고 말이지! 직분을 감당케 해 준 목사님께도 장로님과 부장님께도 참 면목이 없구먼!
이런 상황을 만들고 스스로 자초한 내가 어떻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옳은 것인지 알면서도 잘 모르겠다. 그냥 주어진 시간 속에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찾아다니면서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인지, 기도도 습관적인 기도에 불과해서 뜨거움과 진리에 대한 갈망, 그리고 의지함이 너무 식어져 있어! 참 문제지! 응
얼마 전에 처음으로 두릅나무를 접하게 됐다. 신기하고 깜짝 놀래기도 했어. 왜냐면 나무에 나는 나물이라서! 근데 그 두릅나무는 가시가 붙은 나무인데 맨 꼭대기에 피어 나오는 두릅이 제일 크게 자라고 색도 제일 빨게!
두릅은 당신같은 저혈압이 있는 사람한테 참 좋데. 집에 갈때 산에서 따가지고 갈게! 그 두릅이 자라는 곳은 근데 일정한 군락을 이루고 있더라구! 약간은 습하면서 해가 많이 비치지 않은 곳에 말이지!
간혹 이런 생각도 해본다.
「어찌보면 당신은 나 아닌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은 신앙 속에 좋은 사랑을 이루며 지금보다 훨씬 행복할거야!」라고 말이지!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서 온 몸에 가시를 안고 사는 두릅처럼 당신을 머무르게 한지도 모르겠어!
근데 하나님은 공평하셔서 견딜만한 환란을 주시는 거야! 얼마 살지 않았지만 작은 것 하나 하나 챙겨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면 때때로 혼자있으면서 맘이 울컥 울컥 거리기도 해! 맘은 비록 가시가 맺혀 있지만 하나님은 다시 일어설 건강을 부어주시잖아 감사해야지! 그치 은경아!
요한일서 4장 12절 말씀을 보면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느니라」 라고 가르쳐 주시잖아! 힘들 때일수록 힘이 되고 어느 때까지인지 모르지만 비록 우리가 떨어져 생활할 수 밖에 없지만 세상을 이기신 하나님을 의지하여 서로 사랑을 키우는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속에 온전히 이루어가는 삶을 살자구나! 비록 남들보다 뒤쳐져서 살아가도 나중된 자가 먼저 된다고 했으니 인내하며 의지하고 격려하며 그리고 감사하며 살자꾸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