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반발 “의회의 예산 심의·의결권 무력화”
당진군이 200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일부 항목을 군의회 의결 이전에 집행한 것으로 드러나 의회의 고유권한인 예산 심의·의결권에 대한 자치단체의 침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의회는 제134회 임시회 회기 중인 지난 1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취업정보센터 버티컬 구입비 200만원과 취업정보센터 집기비품 구입비(에어컨 등) 1183만원을 삭감했다. 취업정보센터의 버티컬과 에어컨이 의회의 의결이나 최소한의 사전 상의도 없이 이미 상반기에 구입되어 사무실에 비치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군의회는 타당성 부족 등을 이유로 YTN 방송광고비 7500만원(1500만원×5월)을 삭감했다.
그러자 해당 예산을 책정했던 기획감사실의 담당자들은 당황한 기색으로 의원들을 만나 결정을 번복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YTN 방송광고는 이미 계약이 끝나 현재 방영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취업정보센터의 집기 구입비와 마찬가지로 예산이 수립되기 전에 해당 사업비가 집행된 경우다.
군의원들은 시급성 등을 이유로 집행부가 예산을 미리 집행한 것은 의회의 심의 기능을 마비시킨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김명선 군의회 의장은 “예결특위에서 삭감하고 난 후 이미 YTN 광고가 나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과 규정에 따라 명확하게 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해당 예산을 가결했다”고 말했다.
최수재 군의회 부의장도 “예산이 수립되기도 전에 사업비를 집행한 것은 의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을 무력화한 것”이라며 “의원들 사이에서 앞으로는 각종 사업 예산에 대해 반드시 현장을 확인한 후 의결해야 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자치단체의 예산 선(先)집행에 대해 해당부서의 담당자들은 어쩔 수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경제항만과 기업유치팀의 담당자는 “취업정보센터가 4월 지금의 자리로 이전한 후 여성 일자리 박람회 등을 치러야 하는데 의자, 버티컬 등 집기와 에어컨이 없어 선집행했다”며 “의회와 협의해야 했지만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기획감사실 기획팀의 담당자는 “지난 1월 당진군 브랜드 선포식 이후 대외 홍보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본예산에 해당 예산이 책정돼 있지 않아 다른 부기에서 갖다 사용한 후 추경에서 부족 비용을 요구한 것”이라며 “당시 선거를 앞두고 있어 협의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예결특위의 결정을 번복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한 의원은 “예결특위에서 YTN 방송광고비에 대한 삭감을 의결하고 난 후 16일 열린 본회의에서 예결특위에서 제출한 원안대로 의결했는데 나중에 보니 삭감조서에 YTN 방송광고 예산이 빠져 있었다”며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예결특위의 의결을 번복하려면 의원총회를 거쳐야 함에도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예결특위 간사인 안석동 의원은 “처음 계수조정 때에는 삭감했으나 기획감사실에서 해당 사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며 다시 책정해 줄 것을 요청해 다시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군은 지난 4월에도 방범용 CCTV 설치비 3억7872만원을 지출사유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예비비에서 지출해 의회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