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5년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송산 가곡리 개사육장의 모습.
▲ 지난 2005년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송산 가곡리 개사육장의 모습.

지난 2005년 2월15일 송산면 가곡리 개 사육장내에서 발생한 50대 남자 살인사건은 근래에 보기 드문 강력사건으로 한동안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김모(당시 53세)씨는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운영하던 가곡리의 개 사육장에서 일하던 중 정오경 부인이 건 전화를 받은 후 오후 3시경 다시 걸은 전화를 김씨가 받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개사육장을 찾아온 부인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김씨는 핸드폰 충전기 전선으로 손과 발이 묶여 있었으며 머리를 둔기로 맞아 두개골이 함몰된 상태로 발견됐다. 또한 등에도 3차례가 흉기에 찔렸으며, 코뼈와 갈비뼈까지 부러져 있었다. 이에 등의 3곳의 상처 중 한 곳에서는 부러진 흉기조각까지 나와 지역민들은 그 수법의 잔혹함에 치를 떨어야 했다.

묶은 상태에서 세 차례나 흉기로 찌르는 등 살해수법이 매우 잔인해 수사 초기에는 원한에 의한 살인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청부살인, 강도살인, 존속살인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대두돼 수사는 미궁에 빠졌다.

부검을 실시했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한 상태에서 경찰은 흉기가 희귀한 종류의 중국제 등산용 칼임을 알아내고 유통망을 따라 수사를 펼치기도 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는 못했다. 한때 김씨의 부인과 아들까지도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이들의 당일 행적이 파악됨에 따라 용의선상에서 제외됐으며 한동안 지역사회에는 ‘살인사건 범인이 잡혔다’는 루머에 수없이 시달려야 했다. 상처 속에서 발견된 흉기조각에 대한 집중적인 탐문도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나서 경찰관들의 어깨를 허탈하게 하기도 했다.

사건 현장인 개 사육장이 외진 곳에 있고 김씨의 로또 2등 당첨 소문 등으로 미뤄 돈을 노린 범행일 것이라는 추정이 그나마 가능성이 높을 뿐, 구체적인 단서가 더이상 나오지 않아 결국 경찰에서는 살해 동기조차 뚜렷하게 파악하지 못했으며 수사가 미궁에 빠졌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실마리 잡혀

사건의 실마리는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나왔다. 지난해 11월 아산의 모 대학 경리부장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김씨(45)와 라씨(45) 두 사람의 여죄를 조사하던 중 두 사람의 20여 차례에 달하는 강도·살인 행각을 알고는 다른 공범을 추적하는 등 전국적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주범인 김씨를 붙잡은 경찰은 곧바로 라씨를 검거하고 조사에 들어갔으며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언도받은 김씨가 담당 형사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면서 이들의 범죄 행각이 세간에 알려졌다. 더불어 김씨와 라씨가 저지른 첫번째 살인사건인 송산 가곡리의 살인사건도 2년여만에 해결됐다.

경찰은 지난 12일 김씨와 라씨 외에도 김씨의 형인 김모(56)씨와 김씨가 공사장에서 만난 이모(53)까지 검거하며 사건을 종결지었다.

살해동기

돈 노려 무차별 살인, 9명 달해

“노려본다” 살해, 4만원 뺏고 살해, “얼굴 봤다” 살해

20차례 살인·강도 중 뺏은 돈은 500만원 불과

사건이 종결된 지난 12일 주요 신문과 방송에서는 이들의 검거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처음 살인을 저지른 2인조 김씨와 라씨는 돈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첫 범행이었던 송산 가곡리 살인사건도 결국 돈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숨진 김씨가 로또 대박을 맞았다는 소문이 무성했으며 사건 당시 인근 채석장에서 일하고 있던 두 사람이 범행을 모의하고 노린 주된 대상이 고급 외제차와 범행이 상대적으로 쉬운 택시기사였다.

아직 가곡리에서 숨진 김씨의 살해 과정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숨진 김씨의 결정적인 사인이었던 두개골 함몰은 이들이 멍키스패너로 내리쳐 생긴 상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등에 칼을 찔리기 전 두개골의 상처로 이미 숨져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김씨와 라씨는 2005년 1월 '10억원을 모을 때까지‘라는 목표를 세우고 살인과 강도를 연속적으로 저질렀으며 이들은 주로 ’있어 보이는‘ 인물을 우선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이들이 살해한 사람이 9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일지 △송산 가곡리에서 멍키스패너로 개 사육장 김모씨 살해(2005. 2. 15) △천안에서 외제 승용차 몰던 이모(34)씨 손발 묶고 흉기로 찔러 살해(2005. 2. 25) △충북 청원에서 외제차 몰던 최모(34)씨 목졸라 살해(2005. 3. 5) △경기도 남양주에서 택시기사 김모(57)씨를 돌로 내리쳐 살해(2005. 4. 27) △경기도 하남시에서 모범택시기사 백모(58)씨 살해하고 택시 강탈(2005. 5. 5) △서울 중랑구에서 슈퍼마켓 돈 훔치다 주인 주모씨 살해(2005. 5. 17) △서울 송파구에서 외제차 소유주 유모(51)씨에게 시비걸고 살해(2005. 5. 27) △송파구에서 검침원 사칭하고 가정집에 침입해 최모(58, 여)씨 살해하고 현금카드 들고나옴(2005. 7. 12) △아산 모 대학 경리부장 납치해 현금 빼앗고 목졸라 살해(2005.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