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는 지난 2월1일 전국을 대상으로 47개의 살기좋은 지역(마을)을 선정하여 발표했다. 대도시를 제외한 전국 5만여개 자연마을 중 세밀한 실사과정을 거쳐 시도지정 17곳, 국가지정 30곳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그런데 선정된 지역을 시도별로 나누어보면 전남 13곳을 비롯해 경북 8곳, 전북 7곳, 강원 6곳 등 이들 4개도가 전체의 70%를 넘어섰다.
그동안 관행이던 지역별 안배와 균형을 완전히 배제한 것이다. 주민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과 능력위주로 선정한 것이다. 앞으로 이 살기좋은 지역에는 분야별로 한 곳당 적게는 수억원에서부터 많게는 수십억원씩 지원해 특화시킬 계획이다.
더구나 지역실정에 맞도록 민간투자와 중앙정부의 정책적 패키지사업도 지원될 것이므로 상전벽해의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다. 정부에서 이런 계획을 시행하는 이유는 진정한 선진국 진입을 위한 생활거주문화의 변화를 꾀해보자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이번 살기좋은 마을선정을 지켜보면서 매우 허탈한 심정이 든다.
그냥 단순히 당진이 대상에서 제외되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우리 당진은 이미 10년 넘게 매년 수억원씩 투자해 ‘우리마을사랑운동’이란 사업을 시행해 왔다. 살기좋은 지역을 가꾸기 위한 필요조건인 환경조성, 미풍양속, 소득개발, 공동체의식 함양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은 살기좋은 마을을 가꾸기 위한 기초적인 조건일 뿐이지 결코 명품 복지마을을 만들기 위한 충분한 여건은 아닌 것이다. 지역여건과 주민의 의지에 따라 한 차원 도약하는 단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지역별 완전경쟁도 아니었다.
소란의 부작용을 의식해서 알게 모르게 균형안배에 초점을 맞추는데 골몰했다. 즉 지역별로 상사업비를 나누어 갖는데만 신경쓰니 내용은 경쟁력이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게 되는 것이다. 바로 12년전에 추진했던 충청남도의 ‘4천만이 살고 싶은 마을’이 시군별 한 마을당 20억씩 투입하고도 완전히 실패한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단점과 폐해를 3~4년 전부터 알리고 명품특화마을의 조성을 건의하면서 도단위, 중앙단위에서 연구발표를 계속해 왔다. 그러나 중앙과 각 시도에서는 발빠르게 움직이며 우리에게 기본자료를 요구하고 견학도 오는데 정작 우리는 일은 하지 않고 불평만 가득한 현실에 끌려오면서 인정하는데 동참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미 수년전에 궤도수정을 하여 새롭게 발전시켜야 했다.
세상에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딛고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장학금을 주어야 마땅한 것과 같이 백번을 주어도 능력있는 곳에 투자하여야 한다. 못따라 오는 곳은 사회복지차원에서 도와주고 지역여건이 되고 능력이 되고 의욕이 있는 곳을 우리 당진의 대표명품마을로 키워 나가야 된다고 보는 것이다.
가고픈 송천지 송마을, 장수무병 양악마을, 휴먼디지털마을, 축산아트 프로방스, 서빈노을 자전거마을 - 이들이 살기좋은 마을의 대명사로 되었다. 그러나 우리 당진도 이런 마을 20~30곳은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기초가 튼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