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길 학장의 집 뒤편의 나무를 처리해준 당진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의 모습.
▲ 김영길 학장의 집 뒤편의 나무를 처리해준 당진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의 모습.

석문노인대학의 김영길(77, 석문 삼화2리) 학장이 살고 있는 집의 자그마한 뒷마당에는 한달여전까지만 해도 큼지막한 고목이 서있었다. 이 고목은 길게 자라나 지붕을 덮을 정도였다. 바람이라도 강하게 불면 쓰러질 수도 있어 자녀들도 모두 출가시키고 단둘이 살고 있던 노부부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보다 못한 김 학장이 주변에서 전문가들을 불러서 나무를 자르려고 했으나 그들 모두 너무 위험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결국 김 학장은 당진소방서 119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했고 오래된 고목은 이들의 약 1시간여에 걸친 ‘안전작업’ 끝에 말끔하게 치워졌다.

“안전에 대한 일이라면 모두 우리 일이죠”

미담의 주인공은 당진소방서 소속인 4명의 119구조대원.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최순명(45) 소방관과 한흥수(34)·길기종(33)·김상문(28) 소방관들은 출동한 지 한시간여만에 지붕을 뒤덮을 듯 자란 고목과 대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안전’하게 만들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최순명 소방관은 “나무가 뒷담장 안에서 집을 덮을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며 “집으로 쓰러지면 충분히 위험했다”고 말했다.

김영길 학장이 더욱 고마워하는 것은 이 소방관들이 시작부터 끝까지 자기 일처럼 맡아줬다는 것. 뒷마당이 좁아 세로로 쓰러뜨리면 집이나 뒷담장을 덮치게 돼 나무를 줄로 묶어 조심스레 가로로 쓰러뜨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의 창문이 나뭇가지에 걸리면서 유리창이 깨지고 말았다. 나무를 베어내며 소방관들이 밟았던 기왓장도 여러 장 깨졌다.

김영길 학장은 전문가들도 손을 들어버린 일을 열심히 해준 것만도 고마워했는데 이 소방관들은 노인들만 살고 있어 교체하는데 불편할 거라고 직접 유리창과 기왓장을 사다가 교체해줬다. 김영길 학장은 “소방관들이 아니라 ‘천사’”라며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했다. 이런 좋은 일을 해주는 소방관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신문사에 제보한 것.

최순명 소방관은 “지역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일은 모두 우리들의 일”이라며 “본의아니게 사시는 집이 조금 파손됐는데 어르신들이 불편하실까봐 근무를 마치고 다음날 기왓장과 유리창을 구해 교체해드렸다”고. 길기종 소방관도 “큰 일도 아닌데 어르신이 너무 고마워하셔서 소방관으로서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