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독일과 네덜란드에 출장을 갔다가 목격했던 유럽 사람들의 검소하고 알뜰한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GNP가 우리나라보다 높고 사회보장제도가 잘 발달된 선진국민들인데도 수수한 복장이나 자전거와 버스, 트렘 등의 대중교통이용이 일상화된 그들의 생활에서 우리가 너무 과소비적이고 반환경적으로 살고 있음을 느꼈다. 건물내부의 조명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어두웠고 도심외곽 어디를 가건 풍력발전 단지를 우리나라의 송전탑만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화석연료의 고갈과 지구온난화에 대비하는 그들의 모습과 아직도 개발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화석연료를 다량 사용하는 산업이 주력산업으로 여겨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비교됐다.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어느 공원주변을 지나던 중 목격한 알뜰시장의 모습이었다. 도심 중앙에 위치한 공원엔 마치 도시의 큰 축제가 열린 것처럼 많은 시민들이 공원과 주변을 가득 채운 채 북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궁금해 가이드에게 무슨 축제가 있느냐고 물었고 가이드는 지역의 알뜰시장이 열리는 날이라고 말했다. 주말마다 도시의 알뜰시장이 열리는데 시민들이 자기가 사용하던 물건들을 가지고 나와서 판매도 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한다는 것이다. 알뜰시장에 가지고 나오는 품목들은 의류, 신발, 가방, 악세사리, 책, 작은 생활도구 등 매우 다양했다.
내가 더욱 감동적으로 본 것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자기가 쓰던 물품을 가지고 나와 돗자리에 펼쳐놓고 판매하는 모습이었다. 유럽에서는 어려서부터 자녀들에게 자립심과 검소함을 가르치기 위하여 아르바이트를 권장한다고 한다. 아이들도 용돈은 노력을 통해서 조달하는 것을 당연시하며 생활한다고 한다. 유럽의 부모들도 자식 귀여운 것을 모를 리 없겠지만 자녀들의 교육을 위하여 예전에 부모들로부터 자신들이 배운 대로 자녀들에게도 실천한다고 한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무작정 매주 용돈을 아이들에게 주는 우리집의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기군, 순천시, 전주시, 영등포구 등 여러 지자체에서 정기적인 알뜰시장이 열린다. 도심의 공원이나 광장에서 정기적으로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알뜰시장 행사를 주관하고 교육청과 각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과제물 등을 통하여 많은 학생과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시민들의 반응도 매우 좋아서 이제는 그 지역의 명물이 될 정도로 바람직한 지역문화로 자리잡았다. 알뜰시장의 한쪽에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각종 문화단체의 작은 공연과 전시행사도 함께 펼쳐져서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여 성숙된 문화도시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렇게 알뜰시장이 정기적으로 열리면서 재활용률이 높아지고, 어린이들의 경제과 환경교육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우리 당진은 현재 여성의 전당에서 알뜰시장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옥돌고개에 있는 여성의 전당 위치가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전시된 물품도 다양하지 않아 활성화 되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당진읍내에 조성된 채송공원과 당진터미널 광장 등에서 월1회 이상 알뜰시장을 펼칠 것을 제안한다. 지역의 지도자들과 기관, 단체, 학교에서 적극 참여하여 다른 지역보다도 모범적으로 알뜰시장을 펼쳐서 당진시 승격에 걸맞는 우리지역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