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군이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명문고 육성에 2년간 2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하고 선도 명문고에 호서고와 서야고를 지난 7일 선정, 발표했다.
명문고 육성사업에 선정된 호서고와 서야고에는 올해부터 2년간 총 20억원(당진장학회 기금 10억원, 군 교육경비 10억원)이 우선 지원되며 (재)당진장학회 기금에서 학력신장 프로그램 운영·지원, 시설 및 교육환경 개선 사업 지원, 기숙사 및 선도그룹 학력신장사업 최우선 지원 등 다각도의 지원이 이루어진다. 특히 남·북부권 2개 학교를 중심으로 앞으로 명문대 진학률을 현재의 4%에서 10%이상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또한 당진군은 선도 명문고 이외에도 소 권역 명문고 육성과 명문실업고 지원 정책도 계획하고 있다.
기획감사실 이해선 기획팀장은 “지난해 명문고 육성 T/F팀을 구성, 각 학교에서 제출한 명문고 육성 기획안을 제출 받아 검토한 끝에 발전가능성, 지역균형성, 육성의지, 운영프로그램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쳐 선정했다”며 “선도명문고 뿐 아니라 당진고, 합덕여고 등 소권역 명문고 육성과 당진정보고, 합덕산업고 등 명문실업고 육성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도명문고에 선정된 서야고는 영재 발굴 및 육성지원프로그램과 환경적인 요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확정된 계획안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장학생 수를 늘리고 영수 맞춤식 특별 초청수업과 함께 인근학교 학생들에게도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학년별 차상위 계층 우수인재의 기숙사비를 지원하고 일본어, 중국어, 영어 원어민 강사채용,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분위기 조성과 사이버 학습실을 구축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서야고등학교 우수고 팀장 신성식 교사는 “교육문제로 이농이 증가하면서 지역간의 교육 불평등과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명문고 육성사업을 통해 농산어촌 학교의 교육의 질을 높임으로써 도·농간 교육격차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우수 중학생의 외부 유출을 예방할 수 있으며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 학교와 지역사회간 연대 강화로 공교육에 대한 신뢰와 지방교육자치 정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역 우수인재 배출 효과 있다”
특히 이번 명문고 육성안은 지자체에서 교육문제에 관심을 갖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교육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선정된 학교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당진군의 경우 농산어촌지역의 교육 불평등으로 인한 지역인재의 유출과 함께 이농으로 인한 농촌공동화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지 오래다.
따라서 시승격을 앞두고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교육인프라 구축에 당진군이 발벗고 나섰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호서고등학교 구자원 운영위원장은 “그동안 농어촌인 우리 지역의 교육여건이 열악했다”며 “당진군의 명문고 육성계획을 통해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기회와 여건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자원 운영위원장은 “몇몇 사람에 의해 명문고 육성안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있어 기본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지역에서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제 시작된 선도교 육성안을 잘 운영해 지역사회 귀감이 되도록 하고 소외감을 느끼는 학생들과 타 학교들의 지원정책도 보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야고등학교 박장화 운영위원장은 “이번 선정으로 교육의 질적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교사들도 연구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질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습과 교육여건이 좋아진다면 우수한 학생들을 외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외부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유입되는 현상도 생길 것”이라며 “군의 장래를 위해서도 우수한 학생들을 배출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문고 육성 T/F팀 위원으로 참가했던 호서고등학교 최기택전 운영위원장은 “명문고 육성을 통해 미래 당진을 이끌어갈 지역인재 육성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당진교육 경쟁력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를 위한 교육 불평등” 우려
그러나 당진군의 이와 같은 명문고 육성방안에 대해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의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다. 당진군의 명문고 육성에 대해 학력과 학벌 지상주위를 행정기관에서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특히 공교육의 평등성에 위배되고 공교육의 질적 향상보다는 소수를 위한 교육행정으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은자 교육자치위원장은 “지자체의 교육을 위한 재정적 지원은 당연한 것”이라며 “그러나 명문고 육성은 소수의 명문대 진학을 위해 교육 불평등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전 위원장은 “당진군의 명문고 육성계획은 지자체장의 요식행위로 보이는 정책이며 특히 타지역 학생들의 유입으로 정작 지역학생들이 교육혜택을 박탈당하는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모임의 충남지부 김영숙 지부장은 “대전광역시에서도 교육평준화를 위한 교육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류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명문고 육성계획은 심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영숙 지부장은 “명문대 진학률을 고려해 학생들이 희망하지 않는 학교에 진학하거나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유치전쟁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조 당진군지부 김동길 조직부장은 “명문고 육성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김동길 부장은 “당진군이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고 막대한 규모의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교육정책이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없음에도 단기적인 효과를 노려 인기에 영합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좋은 취지의 목적이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명문대 진학을 위한 명문고 육성은 소수를 위한 교육으로 공교육의 평등성과 형평성에 위배된다”며 “잘하는 학생들이 더 잘하게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열악한 환경의 학생들에게도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산시의 ‘인재육성반 정책’
아산시에서는 최근‘인재육성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각 학교의 우수한 학생 30여명씩을 선발해 명문대 진학을 위한 드림팀을 조성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아산시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아산시민모임, 아산YMCA, 아산농민회, 전교조아산지회, 민주노동당아산시위원회, 민주노총아산시위원회 등 아산시 6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얼마전 기자회견을 갖고 “고액과외를 부추기고, 학부모, 학생, 교사를 분열시키는 ‘인재육성반’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교육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공교육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역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도시로 만드는 것은 시민들의 지혜와 학생, 교사, 학부모의 열정이 합의되고 모아져야만 가능하다”며 “장기적이고, 범시민적 힘을 모을 수 있는 교육도시 만들기 운동을 차분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