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핀 열여섯살 소년의 꿈’

당진고 남성현군 급성백혈병으로 목숨 잃어

장정리 남기찬 이장 외아들

“명랑하고 착한 아이였는데...”

애도·위로의 발길 줄이어

새학기를 맞아 한창 기대와 설레임에 들떠있는 교정을 뒤로 한 채 갑작스럽게 닥친 불치병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열여섯살 소년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살아 있다면 지금 당진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남성현(16세)군.

대호지면 장정리 남기찬 이장의 외아들인 성현군은 지난 2월 25일 오후4시 급성백혈병으로 의식을 잃은지 열흘만에 사랑하는 부모님과 친구들을 뒤로하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명랑하고 이웃 어른들께 늘 공손해 마을에서도 사랑을 듬뿍 받았던 성현군을 시샘이라도 하듯 무서운 병마가 덮친 건 지난 2월 초순경. 왼쪽 눈 시력이 극도로 나빠지고 신체가 약해지면서 입안이 헐어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아버지 남기찬씨는 멀쩡하던 아들 성현이가 급성백혈병에 걸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얼마 안 있어 성현군은 의식불명과 뇌사상태에 빠졌고 회생할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진단에 지난 25일 사그러드는 어린 생명을 간신히 유지시켜주던 산소호흡기가 떼어졌다. 백혈병 진단을 받은지 꼭 열흘만의 일이었다.

다음날 성현군이 나고 자란 장정리에서 치러진 장례식에는 평소 성현군을 좋아했던 학교 친구들을 비롯, 수백여명의 대호지면 주민들의 애도와 위로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꽃보다 아름다운 싱그러운 나이, 미처 피워보지도 못한 열여섯 소년의 꿈을 안타깝게 여기는 애도의 발길도 물론이려니와 수년간 마을과 지역을 위해 헌신해왔던 아버지 남기찬 이장을 위로하고자 하는 인파이기도 했다.

장정리 출신의 남기호 군의원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 노인들을 만나면 꼭 내려서 인사를 올리고 댁까지 모셔다 드리는 등 요즈음 아이들답지 않게 착하고 예의 바른 아이였다”며 성현이의 죽음을 가슴 아파하면서 “여느 유명인사의 장례식 보다 더 많은 조객이 찾아온 것을 보고 평소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해온 남기찬 이장의 공로가 주민들 사이에 깊이 새겨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